선배들 사고 소식에 고대 새내기들 '충격'…새터 떠나며 '조심 또 조심'
새터 앞둔 신입생 "부모님 걱정 커…남 일 같지 않아"
고려대생 둔 아버지 "부모들 애간장…원인 밝혀져야"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스키 동아리 회원 5명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 고려대에서는 13일 새로배움터(새터)로 떠나려는 예비 신입생들이 조심스럽게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캠퍼스 곳곳에 삼삼오오 모인 새내기 학생들은 아직 서먹한 가운데서도 선배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듯 조심스러워 하며 말을 아꼈다.
벤치에서 동기들과 함께 버스 출발을 기다리던 사회학과 새내기 김모씨는 "오늘 가평에 있는 대성리로 새터를 떠나는데 아침에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다"며 "대관령면과는 무관한 장소지만 그래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심지어 밤 늦게 돌아다니지 말고 술도 많이 마시지 말라고 했다"며 "평소 같으면 웃어 넘겼겠지만 오늘은 부모님의 걱정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러겠다고 답글을 보냈다"고 말했다.
강원 고성군의 리조트로 떠난다는 사학과 새내기 박모씨는 "선배님 일이라 남 일 같지 않다"며 "사고가 나 무척 안타까우며 후속 절차가 잘 치러지길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옆에 있던 같은 과 동기 김모씨도 "방금 사고 기사를 찾아봤다"며 "자동차의 문제였는지, 빙판길 때문이었는지, 운전자의 잘못인지 알 수 없지만 사고 수습과 처리 과정에서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고려대 캠퍼스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스키어 사이에서도 애도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교 커뮤니티에는 스키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직접 목격했다는 글도 올라왔다. 한 학생은 "용평리조트 가는 길에 사고가 나서 교통 통제하고 과학수사대 차량도 있었다"며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지인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어느 병원으로 이송됐는지, 신원이 어떻게 되는지 묻는 글도 잇달았다.
고대생 자녀를 둔 정모씨(58)는 "스키장 간 고대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얼마나 애간장을 태웠을지 상상도 안된다"며 "아무쪼록 사고 원인이 빨리 밝혀지고 장례가 잘 치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12일 강원 정선군의 스키장에서 동료와 함께 스키를 탔다는 회사원 류모씨(31)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며 "내게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 아닌가"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하는데 유가족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최종 부검 결과는 1~2개월 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사고 현장 근처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차량의 동선을 살피면서 구체적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차량도 국과수에 보내 감식을 의뢰했으나 블랙박스는 훼손이 심해 복구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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