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민 71% "태릉골프장 부지, 생태공원으로 만들어야"
정부 계획대로 '공공주택단지 건설'엔 22%만 찬성
반대이유 "교통체증·미세먼지로 건강권 위협" 1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서울 노원구민 10명 중 7명은 그린벨트인 태릉골프장 부지를 역사문화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지를 공공주택 단지로 활용할 경우 교통체증과 미세먼지, 멸종위기종 서식지 파괴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10일 '태릉골프장 일대 부지보존 및 활용방안 등에 관한 시민여론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 '태릉역사문화생태공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71.0%, '공공주택 단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22.3%였다.
앞서 지난 2020년 정부는 '8·4 공급 대책'을 통해 태릉골프장 부지에 1만 가구 규모의 공공주택단지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혀 지난 2021년 공급 계획이 6800가구로 줄었고 사업 추진도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해 6월 〈뉴스1〉과 인터뷰에서 태릉골프장 개발과 관련해 "백지화에 환영한다"며 "기어이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면 기존에 합의한 대로 '6800세대 조성+공원 조성+교통대책 수립' 패키지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공공주택단지 건설 반대 이유를 살펴보면 '극심한 교통체증 유발·미세먼지 증가로 주민 건강권이 위협받는다'는 의견이 39.4%로 가장 많았다.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 등 자연생태환경 파괴와 그린벨트 훼손'을 우려하는 의견이 35.1%로,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조선왕릉 태릉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 우려'는 17.2%였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공공주택 공급이 부족해 주택난이 심각하다'(47.0%)가 가장 많았다. 이어 △노원구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31.5%) △노원구 인구 유입이 증가하기 때문(11.6%) 등 순이었다.
동식물 생물 다양성에 관한 생태연구 조사에 찬성하는 의견은 76.5%, 반대 의견은 16.6%였다. 태릉골프장 내 연지 습지 일대에는 천연기념물인 원앙과 황조롱이,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삵, 새매 등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부지 일대 습지를 원형 복원하고 한강 밤섬에 이어 '람사르 습지보호지역' 지정도 추진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77.8%, 반대 의견이 15.5%였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의회가 알앤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1월18일부터 24일까지 노원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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