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점령한 '눈오리'…"누가 치우냐, 경비원 또 고생" 민폐 논란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따뜻한 겨울 날씨가 끝나고 전국에 강추위가 몰아친 가운데 중부 지방과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는 눈이 내리기도 했다. 그러자 '눈오리'가 다시금 갑론을박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발 남의 집 앞에 눈오리 좀 만들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16일 오후 기준 27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글쓴이 A씨는 "눈 오면 아파트 앞에 눈오리 뭉쳐서 만들어 놓던데 본인이 만든 거 사진 찍었으면 치우고 가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저번에 눈 많이 올 때 경비아저씨께서 힘들게 눈 쓸고 계시길래 도와드리러 나가봤더니 아파트 앞이며 바닥이며 여기저기에 누군가가 눈오리 수십 개 만들어 놨더라"라며 "경비 아저씨께 여쭤봤더니 아저씨도 눈 치우면서 그게 있으면 난감하다고 하셨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가 경비아저씨를 도와 눈을 치우던 중 또 다른 이웃이 아이와 함께 나와서 눈오리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웃들이 만든 눈오리를 길바닥에 두는 모습에 그는 "순간 참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우는 사람 따로, 어지르는 사람 따로였다"고 분노했다.
A씨는 "원래 집 앞의 눈은 거주하는 사람들이 치우는 게 맞다"며 "경비 아저씨는 주민들 눈길에 미끄러질까 봐 종일 눈 쓸고 계시는데 그 옆에서 함께 치우진 못할망정 눈오리를 수십 마리 만든다"고 비난했다.
이웃들이 가고 나서 눈오리를 모두 치웠다고 밝힌 그는 "담장 위 아니면 본인 차 지붕 위 한두 마리는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아파트 앞이나 길바닥에 수십 개 만드는 건 전혀 안 귀엽고 징그럽다. 제발 개념 좀 챙기고 살자"고 강조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A씨에게 공감하는 이들은 "치우면 치웠다고 난리 친다", "눈 치우는 데 옆에서 눈싸움하고 어지럽히면 짜증 난다", "사람 안 다니는 곳에 만들어 놓든가", "적당히 하고 남한테 피해 안 주면 누가 뭐라하겠냐", "단단히 굳어서 떨어지지도 않아서 짜증난 적 많다", "왜 길 위에서 난리냐" 등 민폐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누리꾼들은 "애들이 그런 거 가지고 진짜 삭막하다. 나 어릴 때 어른들은 보살이었다", "본인들은 어렸을 때 나와서 신나게 놀아놓고 요즘 애들한테는 옆에서 눈 치우고 있으면 놀지 말라고 하냐", "대학생 때까지도 눈사람 만들고 놀았는데 어린아이들은 얼마나 더 재밌겠냐. 겨울에만 몇 번 내리는 눈 가지고 논다고 안 좋게 보지들 말자", "심하게 한 것만 아니면 그렇게 욕할 일인가 싶다. 애들한테 너무 각박한 사회가 돼간다" 등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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