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테슬라 창문 깨고 아저씨 4명이 운전자 구조…곧바로 '쾅' 폭발"

9일 오후 10시 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이 전소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국도를 달리던 테슬라 전기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이 전소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때 불붙은 차 안에 있던 운전자를 구한 시민 영웅들이 포착돼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오후 10시25분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당시 테슬라가 중앙선을 넘어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데 이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하면서 테슬라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장비 17대, 인원 50명을 투입해 1시간 18분 만에 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용감한 시민들 덕분이었다.

경찰과 소방에 화재사고를 신고한 뒤 구조에 나선 A씨는 10일 자정 무렵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고 난 차량 불 나서 수습 도와주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퇴근길에 차 사고 나서 서행해서 지나치는데 불이 조금 붙어 있었다. 112, 119신고하고 차에 소화기 있어서 불 꺼주러 갔는데 안에 사람이 있었다"며 전날 오후 10시27분 '신고가 접수돼 경찰관이 출동한다'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어 "차 안에 사람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고, 에어백은 다 터진 상태에서 불이 점점 커졌다"며 "아저씨 4명이 창문 깨부수고 뒷좌석 문 어찌 젖혀서 뒤로 나오라고 하는데, 당황했는지 (운전자) 안전벨트가 안 풀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전자를 겨우겨우 차에서 꺼내고 동승자 없는 거 확인하니까 드라마처럼 차가 폭발했다"고 회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이 사고로 테슬라 운전자는 양쪽 다리가 불에 타는 등 화상을 입어 사고 인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그래도 (운전자) 목숨은 건졌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운전 조심하시고 전기차는 더 조심해라. 무섭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불난 차에 사람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창문 깨고 문짝 젖힌 용감한 분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가 올린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보면, 도로 한복판에 불길이 크게 치솟아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한 시민상 받으면 좋겠다"며 A씨를 비롯해 구조에 힘쓴 시민을 칭찬했다.

누리꾼들은 "연기 피어오르는 차에서 구조해본 적 있는데 어찌나 손 떨리던지. 진짜 대단하시다", "위인이시다", "사람 하나 제대로 살리셨다", "영웅은 영화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이런 분들이 모두 영웅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 있는 행동하셨다", "나는 무서워서 못 도와줬을 것 같은데 진짜 대단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