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만한 사람 돼야지"…살인마 이기영 추정 SNS에 다짐 글 경악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택시기사와 동거 여성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신상이 공개됐으나, 과거 증명사진만 공개돼 신상 공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직접 이기영의 SNS 계정을 찾아 '신상털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기영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과 과거 사진이 올라왔다.
'이기영'이라는 이름을 가진 SNS 계정에 따르면, 그는 경기 파주 출신으로 연천에서 군 복무를 했다는 정보가 적혀 있다.
실제로 이기영은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주겠다며 파주시 아파트로 유인했다. 또 연천에서 전문 하사(임기제 부사관) 생활 중 음주운전을 한 이기영은 단속하던 경찰의 손을 물어뜯고, 도주하다가 잡혀서 육군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다.
이어 '이기영' SNS를 살펴보면, 그는 지난 2012년에 "쓸 만한 사람이 돼봐야겠다",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내가 잘못했어도 한두 번이지" 등의 글과 군 복무 시절 남긴 사진 등이 게재돼있었다.
SNS에 공개된 사진은 경찰이 신상공개 한 이기영의 과거 증명사진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날카로운 인상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누군가에게 돈을 빌린 듯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기영의 지인 A씨가 "너 올해 나한테 보내야 될 거 있지 않냐"고 말하자, 그는 "얼마였냐"고 물었다.
A씨가 "무슨 말이냐"고 하자, 이기영은 "보낼 거 있다며. 빌린 돈 아니었어?"라고 당황했다. A씨가 '빌린 돈'이 아니라고 하자, 이기영은 "뭐였지? 내가 하도 정신이 없어서"라고 머쓱해하기도 했다.
이기영의 SNS 계정과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군대에서 만나면 안 되는 관상", "주변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얼굴이다", "눈이 너무 무섭다", "지극히 평범한 얼굴 같아서 더 소름끼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얼굴과 다르다며 "10년 전 증명사진은 믿을 게 못 된다. 실물을 봐야 한다"며 신상공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경기북부경찰청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는 이기영의 얼굴과 나이를 공개했다.
이때 공개된 이기영의 사진은 오래된 운전면허증 증명사진이었다. 그가 최근 촬영한 사진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경찰도 여론을 의식해 최근 사진을 공개하려 했지만, 현행법상 당사자가 거부하면 신분증 사진밖에 쓸 수 없었다. 이기영의 최근 모습은 과거와 머리 모양과 색이 다르고, 안경도 쓰고 있었다.
이에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건 유사 범행과 재범을 막자는 취지인 만큼, 구금 과정에서 경찰이 촬영하는 이른바 '머그샷'을 공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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