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희 강북구청장 "북한산 고도제한 완화 절실, 오세훈에 건의"
[서울ZOOM人]'30년 토박이' 구청장, 4수 끝 당선 쾌거
"지역 내 젊은층 유입 힘들어"…신강북선 유치에도 박차
- 윤다정 기자,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전준우 기자 = "북한산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건물 20m 고도제한이 걸려 있어 재개발·재건축이 쉽지 않아요. 지정 면적 중 3분의 2가 강북구에, 3분의 1은 도봉구에 걸려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봉구와도 협업 중이고, 오세훈 서울시장에 정식 건의해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순희 서울 강북구청장은 지난 28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만난 구민들이 가장 원한 것이 '강북구의 발전'이었다. 지역 발전이나 변화 등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능성이 있지 않을지 희망을 가지고 뛰었다"고 말했다.
'4수 도전' 끝에 당선된 이 구청장은 강북구에서만 30년 이상 살아 온 토박이다. 주민으로서 보아 온 강북구라는 지역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그런 이 구청장이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북한산 고도제한 완화'와 '신강북선 유치'다. 낙후한 주거와 교통 환경이 강북구의 발전을 저해하는 핵심 요소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구청장은 "삼양로 중심 서쪽이 다 고도제한지구라 건물도 7층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구릉지의 경우 3~4층에서 4~5층 정도밖에 올리지 못한다"며 "고도제한으로 인해 수익성이 없으니 재개발·재건축 대상에서도 많이 탈락한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구청장은 고도지구 내 15층까지 개발이 가능하도록 서울시에 건의했다.
이 구청장은 "오 시장도 이 부분(고도제한)에 대해서는 풀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더라"라며 "서울시가 '고도제한 완화 시 경관을 얼마나 가리는지 시뮬레이션을 돌려 달라'고 요청해서 해 봤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2040 강북구 도시발전 계획'의 핵심 과제로 고도제한의 합리적 완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아울러 서울시 개선방안에 강북구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연구용역을 빠른 시간 내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많고 낙후한 강북구의 거주 환경을 쾌적하게 가꾸기 위해 내세운 공약이 '빌라 관리사무소 설치'다.
단지 내 노후화된 시설들의 수리뿐만 아니라, 청소, 안전순찰, 주차관리까지 지원하는 정책으로, 번1동을 시작으로 4년 임기 내에 13개 모든 동으로 확대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30년을 살면서 보니 건축 허가가 날 때 아파트 허가가 나지 않아 다세대주택, 빌라를 많이 지었다"며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관리도 하고 고치기도 하는데 빌라는 그게 안 되다 보니 많이 낙후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어찌 보면 지역이 슬럼화되기 딱 좋은 게 아닌가 싶어 방법을 고민하다가, 구 예산으로 인력을 지원해 관리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16개동 빌라를 관리소 한 곳에서 3명이 관리하는 사업을 1월1일부터 번1동에서 시범 실시한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좋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노인 인구가 많은 반면 출생율은 낮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 구청장은 "대체로 오래된 주택이 많고 교통편이 불편해 젊은 층의 유입이 힘들어서 그런 것으로 본다"며 "삼각산동의 경우 강남까지 가기는 어려워도 강북권 출근이 편해 젊은 세대와 아이들이 많이 모여 산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신강북선 유치를 공약 1호 사업으로 내세운 바 있다.
신강북선은 4·19민주묘지역을 시작으로 월계2교를 지나 상봉역까지 11개 정거장을 지나는 도시철도다. 약 11㎞의 짧은 노선이 강북, 도봉, 노원, 성북, 동대문, 중랑 6개 자치구를 관통하며, 1·4·6·7·우이신설선·경춘선에 이어 곧 개통될 동북선까지 총 7개 노선과 연결된다.
이 구청장은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수요가 없을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동서를 관통하는, 기존에 아예 없던 노선이며 강·남북 균형발전에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남은 지하철이 촘촘히 연계돼 있는데 강북구는 4호선 지하철역이 수유, 미아, 미아사거리 등 3개뿐이었다"며 "우이신설선이 생기면서 늘어나고 나아지기는 했지만 환승도 어렵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6개 구와 협업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구의 낮은 재정자립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세수를 늘릴 수 있는 상권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산과 우이천이라는 천혜의 자연에 주목해, 이 일대 상권을 관광 상품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우이천 옆의 백년시장과 수유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번화가 상권, 우이천을 연결함으로써 경리단길 못지 않은 활성화된 번화가를 만든다는 것이 이 구청장의 구상이다. 관련 용역들도 끝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이 구청장은 "북한산으로 내려오는 우이천은 물이 맑고 정비사업을 한 뒤로는 굉장히 깨끗해졌다"며 "봄이 되면 여의도 윤중로보다 벚꽃이 훨씬 긴 거리에, 천을 따라서 예쁘게 핀다. 이것을 명소화해서 (주변 상권과) 연계하고 상품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볼거리를 그것(벚꽃) 하나로 마치지 않고 봄에는 유채, 가을에는 코스모스, 겨울에는 빛 축제 등 사계절을 모두 관광상품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시장과 번화가, 우이천을 연결해 어우러지면 젊은층이 즐겨 찾는 경리단길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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