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란 비명 못잊어"…제사상 차린 이태원 80대 상인 근황

이태원 상인 남인석씨. (JTBC 갈무리)
이태원 상인 남인석씨. (JTBC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골목길에서 손수 만든 제사상을 차려 희생자들을 추모한 80대 상인이 49재까지 그들의 곁을 지키겠다고 전했다.

이태원 골목에서 30년 넘게 신발 장사를 한 남인석씨는 희생자들의 49재인 다음 달 16일까지 곁에 남아서 위로해주고 싶다고 25일 JTBC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눈앞에서 참사를 직접 목격한 그는 그 골목을 약 4주째 밤낮으로 지키고 있다.

참사 이후에는 골목에 홀로 남아 경찰의 제재에 사정하며 희생자들에게 제사상을 차려 올리기도 했다. 이 모습은 많은 이의 눈시울을 붉혔다.

남씨는 "도저히 마음을 어떻게 할 바가 없어서 내가 먹는 밥이라도 차려줘야겠다 해서 제사를 지냈다"고 했다.

이어 "애들 가지고 여기저기에서 말이 오르고 내리고 하니까 너무 시끄럽고 마음도 아프다"며 "애들을 위해서 추모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헛되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남씨는 그날 참사를 잊지 못하는 등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기보다 스스로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있다고.

참사 당일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는 "금요일에도 사람이 많이 왔는데 토요일은 더 많이 오겠구나 했다"며 "(행인이) 신발이 벗겨져서 들어왔다. 물티슈로 닦아주고 안정을 시키고 있는데 또 젊은 애가 가게로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환상이 떠올라서 잠을 못 자고 힘들다. 살려달라는 소리가, 아우성이 지금까지 떠올라서 어디를 가질 못한다"고 털어놨다.

최근에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남씨는 조서를 쓰고 당시 가게 CCTV 영상도 제공하는 등 수사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원 상인 남인석씨. ('PD수첩' 갈무리)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