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이 죄인이냐"…변상일, 바둑 중 자기 뺨때리고 눈물…누리꾼 '비판'[영상]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최정 9단이 국내 랭킹 2위 변상일 9단에게 16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둔 가운데, 변상일 9단이 패배를 확신한 뒤 보인 행동을 두고 비난 여론이 거세다.
지난 4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 첫날 경기가 열렸다.
이날 변 9단은 초반 우세를 지켜나가다 우변에서 돌연 무리수를 두면서 자멸의 길을 걸었다. 이때 기회를 잡은 최정 9단은 차분하고 정확하게 응수해 백 대마를 사냥, 승리를 거뒀다.
당시 변 9단은 자신의 대마가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챘는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그러다 안경을 위로 올리고 눈물을 계속 훔쳤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안형준 해설자는 "분명 저렇게 움직이는 동작이 최정 9단 귀에도 들릴 거다. 가까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럼에도 저런 행동을 취한다는 건 감출 수 없을 만큼 자기가 잘못 걸려들었다는 걸 눈치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상일 9단의 저런 반응은 이해된다. 스스로 용납이 안 되는 것"이라며 "승부사는 지는 괴로움이 이기는 기쁨에 비해서 너무 크다. 오죽하면 이세돌 9단이 지기 싫어서 이긴다는 말을 했겠냐"고 공감했다.
김규리 해설자는 "변상일 9단이 대국을 질 때마다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는 거로 알고 있다"면서 변 9단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이후 변 9단은 자책하듯 자신의 뺨을 수차례 내려쳤다. 이에 최정 9단은 놀란 듯 몸을 뒤로 젖혔다가 숨을 크게 쉬었다.
안 해설자는 "승부가 끝나기 전에 눈물을 보이는 경우도 처음 보는 것 같다. 마음이 편치는 않다"면서도 "최정 9단은 변상일 9단이 격한 반응을 보일 때마다 호흡이 커졌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현장에서 소리가 안 들릴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상일 9단은 본인도 저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 최정 9단 표정은 거의 죄인이 된 기분이죠"라고 전했다.
패배를 재차 확인한 변 9단은 곧바로 재킷을 챙겨 빠르게 자리를 떴다. 변 9단은 온라인으로 최정 9단에게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그제야 최정 9단은 환하게 웃었다.
한국 기원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듯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바둑에서 경기 중 이 같은 행동을 보인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누리꾼들은 "너무 폭력적인 행동", "상대 앞에서 할 행동이냐", "매너부터 다시 배워라", "무례하고 프로답지 못하다", "변상일 선수 멘탈 관리해야겠다", "프로 기사가 저렇게 감정 조절이 미숙해서 되겠냐", "저건 상대 기사를 무시하는 행동" 등 날 선 비난을 쏟았다.
반면 일각에서는 "변상일 선수 감정이 이해된다. 뭐 해보지도 못하고 졌다는 생각에 괴로워서 격한 행동이 나온 것 같다"며 변 9단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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