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생리대 속 화학물질, 생리통·혈색변화에 영향

[국감현장] 강은미 "생리대 노출·독성평가 후속조치해야"

지난 2018년 10월, 이정미 당시 정의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끊이지 않는 생리대 논란, 안전대책 강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일회용 생리대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생리통과 생리혈색변화, 외음부 트러블 등에 영향을 준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조사'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이 조사는 지난 2017년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 후속 조치로 이뤄졌지만 정부는 그동안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보고서 공개를 요청해온 강 의원이 전날(20일) 종합감사에서 식약처에 자료 제출을 재차 요구한 끝에 공개됐다.

강 의원은 이 보고서를 내고도 공개를 미뤄온 것은 식약처가 국민의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를 감추려고 한 것이라며 "식약처는 민관협의회 결과 및 결과 보고서의 결론대로 하루빨리 생리대 노출·독성평가를 착수해 후속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조사대상자인 15~45세 여성 약 2600명 중 20.3%는 생리혈색 변화 증상을 겪었고, 18.9%가 생리통을, 15.3%가 여드름 증상을 호소했다. 외음부 트러블(14.9%), 두통(13.4%), 어지럼증(11.6%) 증상도 나타났다. 이중 외음부 트러블은 가려움증, 뾰루지, 통증 등 증상을 포함한다.

이 영향조사에서는 생리대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에 노출된 여성의 생리통과 생리혈색변화, 외음부 트러블 등의 발생과 인과성이 나타났다.

또 여성의 우울감과 생리 증상 간 발생 인과관계 등도 일부 나타났다. 환경부는 우울 장애 및 스트레스는 모든 생리 증상의 발생 위험을 높였고, 생활요인 중 흡연은 생리통 및 생리혈색 변화, 어지럼증, 두통과 관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아토피 피부염은 외음부 트러블, 어지럼증, 여드름 및 두통과 관련이 있었고, 알레르기질환은 어지럼증, 여드름 및 두통과 관련이 있었다.

식약처는 이러한 증상이 일회용 생리대 사용에 따른 물리적 자극과 개인의 질병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추가 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연구가 일회용 생리대의 화학물질이 미량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생리대 사용이 인체에 위해하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관계 당국은 앞으로 일회용 생리대 사용 시 여성들의 불편감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생리대 소비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