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서 캐치볼 한 父子 "차 망가지면 책임질게"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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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한 아이 아빠가 지하주차장에서 야구공으로 캐치볼 하던 중 "주차된 차량이 피해 볼 수도 있다"는 입주민의 타이름에 언성을 높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최근 지하주차장에서 목격한 일을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 누리꾼들의 의견을 구했다.

당시 A씨는 주차 후 차량 내부 정리를 위해 내리지 않은 상태였다. 주차장에서는 30대 중후반~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과 초등학교 1~2학년으로 추정되는 남자아이가 야구공으로 캐치볼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이 부자가 캐치볼 하는 위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때 한 입주민이 캐치볼 하는 장소와 멀지 않은 곳에 주차했고, 이 입주민은 아이 아빠에게 "다른 차를 손상할 위험도 있으니 다른 곳에 가서 하셨으면 좋겠다"고 타일렀다.

그러자 아이 아빠는 "여기서 하지 말란 법 없지 않냐. 잠깐 좀 하고 들어가려는데 왜 그러냐"며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당황한 입주민은 관리사무소에 연락해 중재를 요청한 뒤 자리를 뜨려고 했다.

아이 아빠는 "우리가 여기서 캐치볼 해서 당신 기분 나빠? 애랑 잠깐 좀 하고 들어가려는 건데, 관리사무소에까지 연락해야겠어? 내가 당신 차 망가뜨렸어? 망가뜨리면 책임지면 되잖아. 쓰레기 같은 게 그런 거로 관리실에 전화하냐"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입주민은 "차량 파손 후 책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그럴 위험성이 있는 곳에서 그런 일이 안 생기게 하는 게 좋다"는 취지의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럼에도 아이 아빠는 "지하주차장이 안 되면 야외 주차장도 안 되는 거니까 앞으로 밖에서 공놀이하는 사람 볼 때마다 너한테 연락할 거다. 그때마다 나와서 나한테 한 것처럼 꼭 한마디 해! 내가 하나 안 하나 볼 거다"라고 말했다.

모든 상황을 목격한 A씨는 "입주민이 어떤 점이 문제인지 설명하려고 하는데도 아이 아빠는 끝까지 듣지도 않고 '책임지면 되잖아. 책임진다고!'라는 식으로 계속 말을 끊고 소리를 질렀다"며 "입주민 말대로 차 망가진 후 보험 처리해서 고쳐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망가질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황당해했다.

이어 "솔직히 저도 끼어들까 고민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아이 아빠가 야구방망이까지 들고 있는데다가 하는 행동이 워낙 또XX 같고, 괜히 상황을 크게 만들면 오히려 입주민이나 제가 위험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조용히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엘리베이터에서 입주민과 마주친 A씨는 "아까 상황 목격했다. 블랙박스도 녹화돼 있을 텐데, 필요하시면 드리겠다"고 위로했다.

A씨는 "입주민은 '괜찮다'고 하고 그냥 들어가셨다. 상대하는 거 자체가 똑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신 듯했다"며 "정말 유치하지 않냐. 같은 동네에 이런 사람이 산다는 게 정말 창피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A씨는 "솔직히 저는 지하주차장에서 캐치볼 하는 거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설령 날씨와 시간 때문에 잠깐 그러는 게 용인된다 해도, 같은 주민이 정중히 그렇게 말하면 적반하장 화내고 시비 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 생각은 어떠냐.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야구공으로 캐치볼 하는 거 괜찮은 거냐. 밖에 비 좀 오고, 어둑어둑하면 지하주차장에서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거냐"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저렇게 말하는 사람 치고 책임지는 사람 없다", "그걸 다 보고 들은 아이가 불쌍하다", "지하주차자에서 매연에 먼지 먹으면서 캐치볼을 하고 싶을까. 게다가 사고 위험까지 동반하는 건데 아빠라는 사람이 제정신인가 싶다", "당연히 지하주차장에서 캐치볼 하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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