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유행 정점 20만명 넘어 30만명 갈까…8월말 방역 성적표에 달렸다

정부 정점 규모 20만명 유지하고 있지만, 대응은 이미 30만명
광복절 연휴 여파 등 8월말에 시차 두고 나타날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2022.8.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애초 정부 예상 수준인 2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의료체계를 하루 30만명 수준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늘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현재 정점 예상 수준을 상향 조정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다만, 우선 이달 말 유행 확산을 잘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광복절 연휴 기간 여파에 이어 최근 전국 유치원과 학교가 개학을 맞아 유행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19 사망자 83명...8월 말~9월 초 100명 넘어갈 듯

지난 19일 0시 발생한 국내 코로나19 사망자는 83명이다. 5월 7일 83명 이후 104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492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확진자 발생 1~2주 뒤에 나타나는 후행지표임을 생각하면 15만명 내외를 기록했던 지난 8월 9~11일 발생한 환자일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곧 정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사망자 발생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광복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17일부터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예상 정점치인 20만명에 가까워지고 있어 연휴 기간의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하는 8월 말이나 9월 초에는 하루 사망자 100명이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방역당국은 지난 16일 전문가 예측을 토대로 위중증 환자는 9월 초 최대 800~900명, 하루 사망자는 최대 100~140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방역·의료체계 대응 30만명 발생 대비

앞서 이번 코로나19 재유행을 하루 확진자 20만명 수준으로 예상했던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를 향후 확진자 30만명 수준까지 대응할 수 있는 방역·의료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수학적인 모델링을 한 결과, 정점이 20만명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예상치를 벗어날 수 있어 충분한 수준까지 준비하겠다는 설명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19일 브리핑에서 '30만명 수준에 대응할 방역·의료체계를 갖추겠다는 결정에 따라 재유행 정점 규모도 현행 20만명에서 상향 조정하느냐'라는 질의에 "그렇지 않다. 의료체계는 충분한 수준까지 준비한다는 게 기본적인 방향"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문가 시뮬레이션 결과 정점 규모는 20만명 수준으로 예측되지만, 어느 정도 변수를 고려해 의료체계는 충분한 수준까지 준비해야 한다"며 "하루 평균 확진자 30만명 발생에 대비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가 공개적으로 30만명을 언급해 방역·의료체계 대응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만큼 확진자 규모가 20만명을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숨은 감염자 포함해 실제 확진자 30만명 넘었을 수도

일각에서는 이미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명 발생했다고 보는 관측도 있다. 지난봄 오미크론 유행 당시 비슷한 환자 규모에서 위중증과 사망자가 지금이 더 많다는 이유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신규 확진자 증가 속도가 둔화했는데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많이 생기는 이유는 진단검사로 찾아내는 감염자가 예전보다 적다는 것"이라며 "지금 10만명대 확진자는 예전의 20만~30만명대 규모로 볼 수 있다. 실제로는 하루 30만명이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숨은 감염자로 인해 실제 확진자 수는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위중증 환자는 모두 통계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개학으로 유행에 영향…정점 이후 감소세 늦어질 것

재유행 정점을 앞두고 최근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하면서 유행 규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활발한 소아·청소년 특성상 학교 내에서 감염이 이루어지면 전파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고 곧 부모 또는 조부모 등 가족에게 전파돼 지역사회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오미크론 유행 당시 3월 개학 이후 유·초·중·고 학생 확진자는 3월 1~7일 27만1648명, 8~14일 40만8928명, 15~21일 40만8622명으로 2주일 연속 40만명대를 기록했다.

백 교수는 "개학으로 인해 (정점 이후에도) 지역사회 전파 양상은 감소 추세가 빠르지 않을 수 있다. 학교 내 전파로 지역사회 또는 식구들한테까지 연결돼 결국은 접촉이 늘어나는 시기가 다시 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추이를 볼 때 20만명 이내로 정점에 도달한 뒤 3~4주일 정도 해당 구간에 머무르다가 서서히 감소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정점 이후 일평균 10만~12만명 수준의 확진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