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정점 앞두고 유치원·학교 개학…소아·청소년 감염 확산 우려

아이들 왕성한 활동력, 접촉 빈도 늘어 감염 위험 높아져
미국도 개학 이후 소아 입원율 상승…의료체계 정비해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을 맞은 한 학생이 뜨거운 햇살에 신발주머니로 머리를 가리며 하교하고 있다. 2022.8.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정상등교·대면수업이 잇따라 시작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는 소아청소년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움직임이 활발한 소아청소년 특성상 개학 이후 교내 접촉 빈도가 증가하고, 코로나19에 걸릴 위험도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가족 간 감염으로 이어지고, 자칫 고령층 감염자가 늘어 치명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주간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은 0~9세의 경우 7월 4주 8.8%(4만8966명), 8월 1주 7.9%(5만4062명), 8월 2주 8%(6만8084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는 243만7423명(11.5%)이었다.

10~19세는 7월 4주 12.4%(6만8881명), 8월 1주 10.2%(6만9181명), 8월 2주 8만3178명(9.8%)로 나타났다. 누적 확진자는 274만9265명(12.9%)이었다.

최근 3주일간 소아청소년 확진자 비중은 7월 4주 21.2%, 8월 1주 18.1%, 8월 2주 17.8%로 20% 안팎을 유지 중이다. 8월 들어 전체 확진자 중 소아청소년 비중이 다소 감소했으나, 개학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개학 이후 학생 감염이 늘어난 것은 지난 3월에도 확인된 바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부터 28일까지 1주간 전국 유·초·중·고 학생 35만275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평균 5만393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개학 이후 유·초·중·고 학생 확진자는 3월 1~7일 27만1648명 이후 8~14일 40만8928명, 15~21일 40만8622명으로 2주일 연속 40만명대를 보였다. 당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폐지되지 않았다. 지금은 재택치료를 제외한 거리두기 정책이 대부분 폐지됐다. 전체 확진자 규모만 놓고 보면 오미크론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3월에 비해 8월이 작지만, 개학이 학생 감염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학생 감염이 우려되는 이유는 소아청소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유행 초기 소아청소년은 코로나19에 안전하다는 연구가 있었지만, 유행 규모가 커지면서 미성년자 사망자도 발생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10대 코로나19 사망자는 17일 0시 기준 1 누적 14명이다. 10대 사망자 모두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로 유입된 이후에 발생했다.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인 2~4월 8명이 발생했고, 5~6월 1명씩 추가로 사망한 뒤 지난 7월 4명으로 늘어났다. 누적 기준으로 1월 31일 0명, 2월 28일 1명, 3월 31일 3명, 4월 29일 8명, 5월 31일 9명, 6월 30일 10명, 7월 31일 14명, 8월 17일 기준 14명이다.

0~9세 사망자는 전날 1명이 추가돼 29명으로 늘었다.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31일 3명, 1월 31일 3명, 2월 28일 5명, 3월 31일 11명, 4월 29일 18명, 5월 31일 22명, 6월 30일 23명, 7월 31일 27명, 8월 17일 29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은 개학 이후 학생들의 코로나19 입원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개학 이후 학교 감염이 확산할 것이며, 극히 일부는 중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학생들은 교실에서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철저히 쓰도록 지도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키도록 학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기저질환이 있는 초등학생은 감염 이후 증상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며 "특히 39도 이상 고열 증상이 나타날 때는 해열제만 먹을 게 아니라 즉시 진료를 받도록 의료체계를 잘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