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청각장애인, 코로나19 백신 사각지대…접종률 최대 20%↓

美 연구팀 "비장애인 성인 접종률 83%…시각·청각장애인, 5~20% 낮아"
의사소통 어려움·의료진 편향성 등 원인…"접종률 격차 해소 정책 필요"

ⓒ AFP=뉴스1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시각 또는 청각 장애가 있는 성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률이 비장애 성인보다 떨어진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모피트암센터(Moffitt Cancer Center)와 플로리다대학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지난 11일 '미국의학협회 안과학회지(JAMA Ophthalmology)'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이 2021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미국 인구조사국 가구조사를 통해 수집한 91만6085명을 대상으로 인구통계학적 특성 등 변수를 조정해 백신 접종, 의료 접근성 등을 분석한 결과 최소 한 차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비율은 비장애인 성인 중 약 83%로 나타났다.

반면 중증 시각장애인 집단의 백신 접종률은 비장애인 집단에 비해 평균 6.3% 낮았고 완전히 실명한 시각장애인 집단의 접종률은 비장애인 집단에 비해 평균 20.1% 낮았다.

청각 장애인 집단도 비슷했다. 난청 등 중증 청각장애가 있는 성인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률은 가벼운 청각장애가 있거나 비장애인과 비교해 평균 5.5% 낮았다.

키아 터너 모피트암센터 연구원 겸 남플로리다대학 교수는 "시각 또는 청각 장애인에 대한 예방접종을 우선시하는 백신 정책은 거의 없다. 게다가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수집도 소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장애인 집단에 대한 의사소통과 편의시설 부족, 의료진의 편향성 등이 장애인의 백신 접근을 방해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시작된 마스크 착용으로 표정이나 음성 등 의사소통이 불편하게 된 것도 새로운 장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각 또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백신 예약 사이트 등 비장애인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률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장애인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는 국내에서도 보고됐었다.

국립재활원이 지난 2021년 6월 보고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코로나19에 걸린 뒤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악화한 확률이 높았지만 진료받은 비율은 낮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또한 장애인의 코로나19 양성률이 비장애인 대비 2.2%p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