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마스크 쓰지 않아요…안내방송도 없었다" 물놀이 시설 방역 '구멍'

실내 여전히 마스크 착용 필수, 대부분 착용 안 해
"물놀이라서 어쩔 수 없다"…"별로 걱정 안 된다" 반응도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수영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용객들 뒤로 실내 마스크 착용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2.07.31/ ⓒ 뉴스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권진영 기자 = "실내인데도 아무도 마스크를 안 쓰네요"

얼마전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워터파크를 찾은 박모씨(26)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워터파크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이용객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씨는 "답답한 건 이해되지만 그래도 코로나 재확산이라고 하는데 불안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많은 피서객이 워터파크와 야외 수영장 등 물놀이 시설에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됐지만 마스크 착용이 권고 사항에 그치고 잘 지켜지지도 않아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

◇ 탈의실·샤워실도 '노 마스크'…마스크 착용 안내방송도 없어

31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수영이나 물놀이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화장실, 탈의실, 매점 등 실내시설을 이용할 때는 정부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실외에서도 1m 이상 거리 유지가 어려운 경우,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경우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워터파크 같은 실외 다중 이용시설의 경우에도 마스크 착용이 적극 권고되고 실내시설에는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오후 1시쯤 방문한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물놀이장에는 마스크 착용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수영장 밖에 설치된 파라솔에서 비를 피하던 시민들은 1m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았지만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하고 있었다.

곳곳에는 "실내시설 사용 시 마스크를 착용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지만 수영을 마치고 탈의실에 들어가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노 마스크' 상태였다. 이를 제지하는 현장 안내원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물놀이장에서 시민들이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2.07.31/ ⓒ 뉴스1 박재하 기자

◇ 워터파크, 마스크 착용 권고에도 잘 안지켜져…고위험군 물놀이 자제해야

같은 시각 천여명이 모인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수영장도 마찬가지였다. 탈의실과 화장실 등 실내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이용객들이 드물었고 대다수는 서로 밀착된 상태에서도 마스크를 아예 착용하지 않거나 입 아래로 걸치고 있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나 방역지침 관련한 안내 방송도 따로 없었다.

이날 뚝섬수영장에서 만난 안모씨(29)는 "다들 마스크를 벗어서 불안해 최대한 쓰고 있으려 한다"며 "마스크 착용 관련해서 안내받은 건 없었다"고 말했다.

난지수영장에서 만난 이승민씨(43) "아이들이 가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왔는데 다들 마스크를 안 쓰고 돌아다녀서 걱정된다"며 "요즘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는데 이래도 되나 싶다"고 전했다.

워터파크에서도 마스크 착용 지침은 잘 안 지켜졌다. 최근 경기 용인의 한 워터파크에 다녀왔다는 유모씨(34)는 "샤워실 같은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 쓰고 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안전요원들이 써달라고 안내하지만 잘 안 지켜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워터파크 이용객 권모씨(27)는 "아무리 실외 마스크 해제라지만 놀이기구 대기줄에서 마스크도 안 쓰고 160분 동안 서로 밀착돼 있는 건 위험한 것 같다"며 "한 놀이기구에서는 마스크가 날아갈 수 있다고 아예 벗고 타라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물놀이 특성상 마스크 착용이 불편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직장인 양모씨(32)는 "워터파크에서 주는 방수 마스크를 써봤는데 젖으니까 더 숨이 막혔다"며 "이렇게 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마포구 주민 진모씨(24)는 "어차피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할 필요가 없지 않냐"며 "이미 한번 감염된 적 있어서 별로 걱정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직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이나 고위험군은 최대한 물놀이를 자제해야 한다"며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자가검사를 최소 2번 수행하는 습관을 가지고 빠르게 격리해 2차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최근 물을 뿌리는 형태의 대규모 공연 후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사에 나섰다. 이와 더불어 워터파크 등 물놀이형 유원시설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계획이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