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9세, 내달 26일 접종 시작…집단면역 성공 백신 수급에 달려

집단 면역 마지막 관문…임신부·청소년도 4분기 접종
8~9월 7060만회분 도입한다지만 세부 계획은 아직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30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백신 8월, 9월 접종 시행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1.7.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정부가 1700만명에 달하는 만 18~49세를 포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8~9월 접종계획을 밝혔다. 고령층이나 사회필수요원, 교직원 등 특정 계층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된 셈이다.

9월까지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하고, 11월 내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정부 목표에 마지막 남은 관문인 셈이다. 다만 이같은 목표 달성은 결국 안정적인 백신 수급에 달려 있다.

◇18~49세, 8월9~18일 사전예약…26일부터 화이자·모더나 접종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30일 '8~9월 코로나19 예방접종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18~49세 연령층(1972~2003년생) 약 1777만명은 오는 8월9일부터 18일까지 사전예약을 실시한다. 접종은 8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전예약은 지난 50대 접종 사전예약 당시 대상자가 몰려 홈페이지 접속에 장애를 겪었던 것을 고려해 대상자 생년월일 끝자리와 예약일 끝자리가 같은 날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도록 '10부제'로 분산했다.

가령 생년월일 끝자리가 8이라면 사전예약 기간 중 끝자리가 8인 '8월18일'에만 예약할 수 있다. 생년월일 끝자리가 0인 경우는 '8월10일'에 예약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각 지자체가 우선 접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200만명은 8월 3일부터 6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한 뒤 8월17일부터 9월11일까지 화이자 혹은 모더나 백신을 우선 접종받는다.

발달장애인 및 국제항해 종사자(선원 포함), 중증질환으로 의료기관 입원중이거나 항암치료 등으로 수시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외래 환자 및 보호자, 거리 노숙인, 미등록 외국인 등 접종 참여가 어려운 대상에 대해서는 맞춤형 접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4분기에는 임신부·청소년에 대한 접종도 계획 중이고, 3분기까지 미접종자에 대한 재접종 기회도 부여한다.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도 계획 중이다. 사실상 올해 안에 전국민에 대한 접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백신 열망 높은 우리나라…예약률 80% 상회

일찌감치 백신 공급을 실시한 해외 주요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이 아직 60~70%선에 머무르는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접종 대상군 예약률이 80%를 상회할 만큼 백신 접종에 대한 열망이 높다.

현재 접종을 진행 중인 55~59세의 예약률은 86%, 50~54세는 82.2%가 예약을 마쳤다. 50대 사전예약 당시에는 예약 첫날 대상자들이 몰리면서 홈페이지 이용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5~6월 60~74세 일반인 접종 당시에도 혈전 논란 등으로 비교적 선호도가 낮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60~75세 예약률은 80.6%를 기록했다. 지난 5월말 한동안 7%에 머물러 있던 1차 접종률은 크게 뛰어올라 6월 30일까지 29.9%로 정부의 1차 목표인 상반기 25% 접종률을 거뜬히 달성했다.

백신 폐기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탁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잔여백신 당일 예약은 물량이 나오기가 무섭게 예약되고 있으며, 오히려 매크로(명령을 활용한 프로그래밍)를 활용하고, 돈을 주고 대리예약까지 하는 등 부작용까지 등장하는 상황이다.

◇백신 수급 불안 '여전'…정부 "공급량 충분, 수급 관리 철저"

이같이 높은 백신 열망에 정부의 접종 계획이 일정대로만 진행된다면,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는 순조롭게 갈 수 있다. 다만 정부의 접종 계획을 풀어내기 위해선 안정적인 백신 공급이 필요하다.

정부는 8월 약 2900만회분 도입을 예정했지만, 아직 월별 단위의 큰 계획만 있고, 주차별 세부적 계획은 아직이다. 9월에는 4200만회분이 예정되어 있지만, 9월 말 대량으로 물량이 들어오면 공급량 해소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남은 8~9월 접종은 특정 연령층이나 계층이 아닌 본격적인 일반인 접종이다. 연령층도 이전까지 세분화해 실시하던 것과 달리 18~49세로 스펙트럼이 넓다. 접종 대상이 1777만명에 달해 단일 대상군으로는 가장 많은 숫자다. 그만큼 충분한 양의 백신이 수급되어야 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접종 당시 AZ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2차 접종분을 풀어 1차 접종으로 변경했다. 6월 60~75세 접종 당시에는 예정된 코백스 퍼실리티 AZ백신 물량 일부가 지연되면서 이들의 접종을 7월 화이자 접종으로 변경해 실시했다. 최근에는 모더나 백신의 해외 생산공정 차질로 50대 접종 백신이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바뀌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우리 정부의 통제 밖의 일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하기에는 현장의 혼란이 너무나 크다. 당장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국민들에게 "나는 제대로 맞을 수 있나"라는 불안감도 심어줄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우리나라는 백신이 들어오기만 하면 소화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병원이 부족하지도, 국민들의 접종 의지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라며 "8월달에 또 (백신이 없다며) 부도 수표는 안 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추진단 단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8~9월 도입되는 백신의 공급량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다만 전세계적 백신 수급 상황이 불확실해 구체적인 공급 시기는 일정 변경 가능성이 남아있다. 최대한 수급 관리를 철저히 해 불편함이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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