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신 1호 접종은 누구?…'K-방역' 상징성·메시지 고심
美·英 '간호사-고령 여성' 첫 접종자 선정 전례
'컨트롤타워 공백 예방' 방역수장도 최우선 대상
- 심언기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개시가 임박하면서 국내 1호 접종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징성이 큰 만큼 방역당국은 우선접종 대상 중에서도 최초 접종자 선정에 신중을 기하며 고심을 거듭 중이다.
해외에서 부작용 사례 소식이 잇따르면서 국민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인물이 최초 접종자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역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는 방안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 분투하는 의료진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질병관리청 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오는 2월 둘째 주쯤 코로나19 백신 품목허가를 내고 백신 접종을 개시할 계획이다. 백신 유통과 보관, 접종대상자 안내 및 접종시설 구축 등이 뒷받침된다면 2월 중 접종개시도 가능하다. 구체적인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시행계획은 28일 발표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요양병원 또는 노인복지시설에 입소한 노인, 고위험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료인이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에서 부작용 우려가 있는 점을 감안해 감염 위험도가 높고 감염시 치명률이 높은 이들을 선별해 접종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방역당국과 의료계 대표 등이 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자가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전날(26일)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대한의사협회 측도 백신 접종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의료계와 보건당국 수장 등이 최초 대상자가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지만 이들이 백신 접종의 최우선 순위인 점은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방역정책·대응 총괄을 위임받은 만큼 컨트롤타워 부재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조기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앞서 복지부 공무원 1명이 진단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권덕철 장관과 정은경 청장 등이 26일 밤 급히 진단검사를 받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역당국 수장 공백이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조속한 접종 필요성이 다시 한번 힘을 얻은 이유다.
다만 국내 백신 1호 접종은 일선 의료진 또는 고령의 노약자, 사회취약계층 등 사이에서 선정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백신 접종 필요성과 안전성,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 등을 우선 배려한다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접종을 개시한 주요국들을 살펴봐도 정치인, 경제 인사들보다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한 이들을 우선순위에 뒀다. 미국은 흑인 여성 간호사를, 캐나다 역시 간병보호사를 첫 접종자로 선택했다. 영국에서는 90세 백인 여성이 1호 백신 접종자가 됐다. 일선현장 의료진과 고령층 접종 필요성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내과 개원의는 "해외 부작용 사례로 가짜뉴스도 나도는 만큼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고위험군에서 첫 접종자를 선별하지 않겠느냐"며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고군분투 중인 의료·간호 인력 조기 접종도 국민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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