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터디 1명 자가격리에 '멘붕'…지난 면접 탈락 후회막급"

채용 줄고 자격증시험 취소…카공도 학원도 거리두기 막혀
취준생 10명 중 7명 '코로나 블루'…전문가 "규칙적 생활을"

서울 시내의 한 스터디 카페에 한시적 운영 중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7월에 떨어진 대기업 면접이 계속 떠오르네요. 그때 붙었어야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취업 공고도 안 뜨고 시험 일정도 밀리면서 솔직히 그냥 포기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1년간 취업 준비를 해온 조모씨(26)는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해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경제가 마비되면서 기업에서는 있는 사람들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며 쓰게 웃었다.

지난달 14일 이후 1일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일째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취업을 걱정하는 취업준비생이 크게 늘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고 학원, 스터디카페 등이 '셧다운' 되면서 취업을 준비하기도 힘든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임모씨(26)는 최근 취업을 준비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스터디원 중 한 명이 자가격리되면서 스터디 자체가 사라지기도 하고 카페도 다 문을 닫아 취업을 준비하기가 마땅치 않다"며 "심지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영어 학원은 등원한 지 이틀 만에 비대면 강의로 전환돼 학원에 다니는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준비하던 일본어 시험도 취소되고 취업 공고도 안 뜨는 데다 간혹 뜨더라도 경쟁률이 높아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업직으로 취업하고자 하는 염모씨(24·여)는 "일자리센터같은 시설에는 무료 스터디룸이 있었는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스터디룸이 닫혔다"며 "경제적인 부담도 있고 카페도 위험하다는 말이 많아 집에서 공부하다 보니 집중이 안되고 더 불안하고 우울해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업직으로 새롭게 진로를 정하면서 스펙을 쌓아야 하는데 해외 연수 등으로 영어 실력을 쌓을 기회도 사라졌다"고 안타까워했다.

게시판에 취업준비생들의 고민과 소망이 적힌 메모지가 가득 붙어 있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코로나19로 취업 문이 닫히면서 취준생이 느끼는 우울감은 통계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알바몬이 지난달 22일 20대 성인 44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0.9%는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를 겪고 있으며 코로나 블루를 겪는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일자리 감소에 따른 불안감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유(복수 응답)로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57.0%) △일자리 감소로 취업이 안될 것 같은 불안감(35.5%) △여행 및 취미활동 제한으로 오는 우울감(31.7%) △소득 감소로 인한 경제적인 불안감(25.5%)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 등 건강 염려(15.7%)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기를 새로운 산업군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며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두운 현실을 인정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와 같은 신기술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날이 온다"며 "현실이 어렵지만, 미래를 생각해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귀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취준생들이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금이 충분히 우울할 수 있고 불안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왜 내가 이런 상황에 놓였는지보다는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홈트레이닝 등을 통해 운동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chm646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