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범죄자의 두 얼굴? 'n번방' 조주빈은 왜 봉사활동을 했을까

(서울=뉴스1) 이승환 조임성 윤다혜 기자 =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일수록 자기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평가받는 것에 굉장히 예민합니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24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n번방' 운영자 조주빈이 봉사활동을 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권 교수는 "보통 다른 성범죄자들도 체포되고 나면 범인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 공통되게 '그 사람이 범인 맞느냐. 굉장히 착실하고 조용한 사람이다'라고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일수록 자기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평가받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다"라며 "(그래서) 의도적으로 도덕적 행동을 한다든지,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푼다든지, 극단적 양가적 행동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걸 통해 (범죄자들이) 무슨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기보다는 그렇게 해서 자기를 위장하고 자기를 합리화시킨다"라며 "(조주빈도) 그런 이유로 그런 행동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권 교수는 지난달 25일 조씨가 서울 종로경찰서 포토라인에 선 날 JTBC 손석희 사장을 언급한 심리에 대해선 "그런 얘기는 이제 그만 하라"라고 선을 그었다.

조씨는 이날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라는 질문에 "손석희 사장, 윤장현 시장, 김웅 기자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대답한 바 있다.

권 교수는 "이런 한두 마디 가지고 범죄자를 평가하는 건 더 위험하다"라며 "언론에서 한두 마디 한거 가지고 이 사람 어떻게 보느냐(라고 쓴 기사들은) 전문가의 의견이지 분석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현직에 있을 때 이런 자들을 분석하려면 최소 이틀 정도, 최소 하루 다섯 시간 이상 만나서 그의 행적과 대화 내용을 분석해야 한다"라며 "이깟 몇 마디 가지고 그 사람에 대해 극단적 평가만 한다면 사회가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n번방 사건이 지난 범죄들과 다른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권 교수는 "그전에는 (범죄자가) 사람을 살해하고 물리적 공격을 했다면, 지금은 물리적 공격을 포함한 심리적 파괴까지 일으키는 잔혹한 범죄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n번방 사건의 심각성을 짚었다.

그는 "그래서 (n번방 사건은) 사이버 범죄로 치부할 게 아니고 살인과 마찬가지의 개념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라며 "왜냐하면 자기가 직접 범행도구를 준비해 피해자를 살해하진 않았지만, 이미 피해자의 삶은 회복될 수 없고 그로 인해 사회가 겪는 충격과 고통들이 다른 살인 범죄와 다를 바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이 사건을) 단순히 당사자 간의 문제라고 평가해버리면 이 범죄는 또 다르게 진화해 결국 더 잔혹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며 "왜냐하면 성범죄라고 하는 건 점점 더 큰 자극을 원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n번방 사건은 (범죄가) 더 잔혹하게 발전할 가능성 보여주는 첫 단계로 보인다"라며 "그래서 이 사건을 우리가 더 주목해야 하고, 이런 피해를 예방하는 게 중요한 화두로 떠올라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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