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성추행' 미투여성 "렉싱턴호텔 방문기록 있다"(종합)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에 당시 현장서 찍은 사진"
기자회견에 모습 드러내…"진실한 사과 원한다"
- 이원준 기자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기자지망생 시절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A씨(가명 안젤라)가 27일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지난 7일 프레시안이 A씨의 입을 빌려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지 20일 만이다.
A씨와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사실은 없다'는 정 전 의원의 입장에 대해 "성추행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진실"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이날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제 존재 자체를 밝혀 제 미투가 가짜가 아니라는 걸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며 "향후 제가 입을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A씨는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은 2011년 12월23일 당일 오후, 위치기반 모바일 서비스에 자신이 렉싱턴 호텔 1층 카페·레스토랑에서 찍은 사진자료를 추가 증거로 제시했다. 이 모바일 서비스는 자신의 위치를 입력해 체크인하면 트위터 등 SNS에 현장에 있다는 메모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A씨는 "카페에서 당일 오후 5시5분 체크인했던 기록이 있고, 30분 뒤에 셀카사진을 올린 기록을 발견했다"며 "이 기록으로 제가 렉싱턴 호텔을 방문해 정 전 의원을 기다리고 있던 시간을 특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자료에는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내용으로 당시 A씨가 렉싱턴호텔 안 카페에서 촬영한 사진이 담겼다.
이어 A씨는 "지금까지 시간대 논란도 이 사진 증거로 해소되기를 바란다"며 "정 전 의원도 780장 사진을 모두 공개해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이날 공개한 자료들을 프레시안과 정 전 의원간의 진실공방을 수사 중인 경찰에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프레시안은 지난 7일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23일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BBK 의혹을 제기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기 직전 기자지망생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이같은 보도내용에 대해 '당일 렉싱턴 호텔에 가지 않았고 성추행 주장도 사실무근'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 13일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프레시안의 기사는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방해하기 위해 출마선언 시기에 맞춰 의도적으로 작성됐다는 것이 정 전 의원 측 주장이다.
프레시안도 지난 16일 정 전 의원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며 진실공방은 법적 다툼으로 번진 상태다.
A씨는 익명의 '미투(Me Too) 운동'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안희정 전 지사를 통해 미투운동이 정치권으로 번진 것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며 " '너도 용기 내보라'는 동료들의 조언에 결심이 섰다"고 밝혔다.
또 A씨는 "프레시안 서모 기자는 제 사건을 공유하고 있던 지인으로 2차피해를 막을 수 있겠다는 신뢰가 있었다"며 프레시안을 통해 미투운동을 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제가 정 전 의원에게 바라는 것은 공개적인 성추행 인정과 진실한 사과"라며 "모순으로 가득한 거짓으로 진실을 호도한 사람은 정 전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A씨는 "유명 정치인이라고 해서 성추행할 권리까지 얻은 것은 아니다"며 "제 폭로 이후 미투 본질을 흐렸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데, 이것을 알리바이 공방으로 몰고 가면서 본질을 흐리는 사람인지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A씨 측은 정 전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는 등 여러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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