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숨 쉴 나라 물려줘야"…정부에 미세먼지 대책 촉구

시민 500여명 광화문광장서 캠페인
심상정 대선 후보 "한중일 환경협약 체결할 것"

인터넷 포털 네이버카페 미대촉(미세먼지대책을촉구합니다) 회원들이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초 미세먼지 위엄성 알리기 캠페인 및 3차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7.4.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알리고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범시민미세먼지대책촉구위원회(미대촉)은 2일 오후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대책 마련 △국내 환경기준을 WHO 권고 수준으로 강화 △국내 화력발전소 추가 건설 철회 △미세먼지 측정과 예보의 정확성 개선 △교육시설 내 공기정화기 설치 등을 요구했다. 미대촉은 4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하얀 마스크를 낀 채 광장을 찾은 시민 500여명(주최측 추산)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보다 더 숨쉬기 힘든 세상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며 "지금까지처럼 온라인 카페 활동과 오프라인 집회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자"고 다짐했다.

미대촉은 환경법 제정·측정 및 예보 시스템·교육 정책 등 6개 분야에 걸친 미세먼지 정책 요구안을 발표하고 대선 주자들을 향해 "더 늦기 전에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 중대 사안으로 생각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도 참석했다. 심 후보는 "다음 대통령은 중국에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을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물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여러분과 함께 가장 확실하게 미세먼저 대책을 펼칠 수 있는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한중일이 미세먼지·기후변화와 관련해 환경협약을 체결하고 상시적인 사무국을 구성해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해야 한다"며 "(중국과 일본이) 그러한 노력에 부응할 의사가 없다면 여러분들이 제안한 '초(超)국경성 미세먼지 대기오염물질 관리 특별법'을 제정해 분명히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인터넷 포털 네이버카페 미대촉(미세먼지대책을촉구합니다)의 초 미세먼지 위엄성 알리기 캠페인 및 3차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7.4.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참가자 중에는 어린 자녀들을 팔에 안거나 유모차에 태운 채 집회에 참여한 부모들이 많았다. 많게는 7명의 일가족이 함께 광장을 찾기도 했다.

11살 딸과 3살 아들을 둔 주부 황선영씨(42·여·서울 서대문구)는 발언대에 올라 "정부와 환경단체가 제대로 일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현실이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이곳에 나왔다"며 "여기 모인 우리는 광화문광장의 한 점에 불과하지만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해 포기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세 아들의 아빠 이승영씨(43)는 "부인이 미대촉 카페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며 "처음엔 공기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애쓰나 싶었지만, 이제는 그 뜻에 공감해 함께 토론회나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미세한 먼지라는 말이 어찌 들으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저희에게 오는 무게는 크다"며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미세먼지에 대한 지식을 공유해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최소영씨(36·여)도 남편·세 자녀와 함께 광화문을 찾았다. 최씨는 "큰 아들이 내년에 초등학교에 가는데 학교에서는 아무리 공기가 안 좋아도 야외활동을 하고 창문을 열고 수업을 한다"며 "집에서 엄마 아빠가 아무리 보호해도 사회 공동체가 책임을 나눠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에서는 미세먼지를 주제로 한 시 낭독과 파란하늘 그림 그리기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이예인양(8)은 '공기가 맑으면 하늘이 수영장 색/ 지나가는 바람 색/ 파란 아기천사 색/ 난 매일 공기 맑아 그런 색이었으면' 이라는 자작시를 낭독했다.

d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