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촛불, 정치권도 겨냥한다…오늘 6번째 촛불집회

절정 치닫는 '촛불민심'…'3일은 朴 즉각 퇴진의 날'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지난달 26일 혹한의 날씨 속 전국 190만명 규모의 헌정사상 최대 인파가 모여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촛불을 들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에 나서 진압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장기화되면서 정치권도 제각기 이에 대한 입장을 내고 있다. 여당은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했고 야당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번 6차 촛불집회에 만사 제쳐놓더라도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시민들의 답은 '즉각 퇴진'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온오프라인 촛불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퇴진 정국'에도 시민들 "책임지는 순간까지 촛불 들 것"

"박근혜 탄핵하세요", "부끄럽지 않습니까", "대답하세요"…

시중에 박 대통령 탄핵 찬·반 국회의원 명단과 유출된 휴대전화 번호 목록이 계속 확산되면서 의원들을 향한 시민들의 항의 연락이 2일에도 폭주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즉각 탄핵을 유보, '4월 퇴진-6월 조기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종일 이어지는 항의 연락으로 휴대전화가 사실상 불통이 된 지경이다.

시민들은 '대통령이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순간까지 촛불을 들겠다'고 나섰다.

이제까지 촛불집회에 두 번 참석했다는 직장인 이모씨(30)는 "하야든 탄핵이든 책임은 져야 하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박모씨(28) 역시 "하야할 때까지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담화에서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맡긴 만큼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로 나가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씨(27)는 "이번엔 광화문이 아니라 국회의 용단을 촉구하기 위해 여의도로 나갈 의향도 있다"며 "날은 추워지겠지만 그녀가 대통력직을 그만둘 때까지 혹은 그만두겠다고 확실히 의사표시를 할 때까지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촛불집회 참여 여부를 떠나 많은 시민은 "박 대통령은 스스로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사는 홍모씨(39·여)는 "지금 바로 박 대통령이 스스로 사퇴를 결정하고 깨끗하게 정리했으면 한다"며 "잘못을 할 수는 있겠지만 어떤 잘못을 저질렀으면 스스로 책임을 지고 해결을 하는 그런 모습을 어린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과 일대 도로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동시다발 집회…'박사모' 등 보수단체도 집결, 충돌 우려

이날 제6차 촛불집회는 그간 '○차 범국민 행동'으로 이름 붙이던 집회명이 처음으로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바뀌어 진행된다.

집회 주최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 대통령의 담화 발표 뒤 '국민의 명령은 하나, 박근혜 즉각 퇴진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즉각 퇴진의 목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는 지난 10월29일 3만으로 시작해 한 달 만인 지난달 26일 200여만의 함성으로 확대된 국민의 '즉각 퇴진·구속'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면서 "현 시국이야말로 '즉각 퇴진' 투쟁의 성패를 가르는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장에 나선 시민들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즉각퇴진·구속'을 위한 시민행동을 더욱 확대 강화할 것"이라면서 "3일을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로 선포하고 전국 촛불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퇴진행동은 지난 1일 긴급대표자 회의를 열고 △박근혜정권 퇴진과 구속 △새누리당 해체 △공범인 재벌 구속 △박근혜 정권 적폐 청산을 결의한 바 있다.

이날 도심 곳곳에서는 낮부터 중·고생, 대학생, 사회시민단체들의 시국선언과 사전집회 등이 예정돼 있다.

또한 광화문광장뿐 아니라 새누리당 비판의 뜻을 담아 오후 2시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도 규탄집회가 열린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의 맞불집회도 이어진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회원 5000여명은 3일 오후 2시 동대문디자인프라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후 종로3가 교차로까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시민단체 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른바 '최순실게이트'에서 발발한 탄핵 정국에서 시민, 정치권의 의견도 즉각 하야와 4월 퇴진, 탄핵 등으로 엇갈리는 가운데 이번 촛불집회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과 일대 도로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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