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해수면 상승에 해안 산업단지 직간접 피해 불가피
김민정 교수팀 연구…울산 석화 1823억원 車 299억원 피해추정
관련산업 영향도 불가피…"해안 산업단지 대응 우선순위 마련"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면 자연재해는 물론 해안 인근의 산업·공업 단지에도 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표적 공업지역인 울산의 경우 산업 직간접 피해액은 2151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한국방재학회 등에 따르면 김민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팀은 최근 해안 침수로 인한 울산 지역의 직·간접 피해를 추정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50년과 100년, 150년, 200년 주기의 해안 침수 발생 확률을 토대로 울산의 산업시설 피해를 분석했다. 지역별 산업 특성도 반영해 피해를 볼 수 있는 산업 유형별 피해와 간접 피해액도 추정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최신 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현재처럼 배출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 5-8.5)에서 2100년 해수면이 82㎝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탄소중립을 고려한 저탄소 시나리오(SSP 1-2.6)에서도 해수면은 무릎 높이인 47㎝까지 상승할 수 있다. 계절이나 만조 등을 고려하면 상승 폭은 더 클 수 있다.
해안 침수 시 울산지역의 석유화학 산업의 직접 피해액 79억 원으로 나타났다. 간접 피해액은 1744억 원으로 약 22배에 달했다.
현대차 등 자동차 산업의 직접 피해액은 31억 원이었고 간접 피해액(268억 원)은 약 8.6배나 더 많았다. 조선업의 직접 피해액은 6억 원, 간접 피해액은 23억 원이었다.
피해는 남구와 북구에 집중됐다. 평탄한 해안선과 높은 산업 밀집도로 인한 해안 침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 산업단지가 해안선을 따라 밀집한 탓이다.
김 교수팀은 해안 침수가 울산 주요 산업의 경제적 피해뿐 아니라 산업 간 상호 의존으로 인한 연쇄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석유화학 산업의 피해가 플라스틱이나 건설업 등 다양한 연관 산업에도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김 교수팀은 이 연구를 통해 '복구 우선순위'를 고려한 재난 대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저자인 최미희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석사는 "울산뿐만 아니라 산업단지가 있는 해안 도시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며 "해안 지역의 산업 클러스터 내 상호 의존성이 높은 산업들을 정확히 식별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속한 지원과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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