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자, '더 늦기 전에' [황덕현의 기후 한 편]

환경보전콘서트 '내일은 늦으리' 주제곡…'마왕' 신해철 기획
아득했던 1990년대 기후·환경 문제, 2020년대 '실제'가 돼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환경보전슈퍼콘서트 '내일은 늦으리' 앨범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시대마다 예술은 사회적 문제를 표현하고, 또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담아왔다. 1990년대 초반 일부 예술인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 위기가 결코 과장된 우려가 아니라는 점을 음악을 통해 알리고자 시도했다. 1992년 발표된 노래 '더 늦기 전에'도 그 중 하나다.

이 곡은 환경 문제를 알리기 위해 대중음악을 활용한 실험적 시도였다. 환경부와 문화체육부(현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환경 콘서트 '내일은 늦으리'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신해철이 작사, 작곡을 맡았다. 서태지와 아이들, 신승훈, 이승환, 윤상 등 최고의 가수들이 참여했다.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더 늦기 전에 행동하자"는 메시지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했다. 문제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당장 움직이라는 촉구로 이어졌다. '더 늦기 전에'는 경고이자 호소였다.

그 누구가 미래를 약속하는가. 이젠 느껴야 하네, 더 늦기 전에. 그 언젠가 아이들이 자라서 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하늘 가득 반짝이는 별들을 두 눈속에 담게 해주오. (노래 '더 늦기 전에' 中)

기후 변화는 이제 더 이상 막연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 한반도는 역대 최고 수준의 기온 상승과 이상기후를 경험했다. 여름철 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보다 1.9도 높았고, 폭염일수는 평균 24일로 평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에서는 총 39일 열대야를 겪으며 관측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금은 1990년대보다 얼마나 앞으로 나아갔을까. 분명한 것은 뜨거운 여름 하늘 아래, 녹아내리는 빙하와 점점 더 심각해지는 폭염을 보며 이러한 질문에 답해야 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라는 말은 이제 경고가 아니라 행동을 요구하는 선언이다. 우리 세대가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면, 다음 세대는 선택의 여지 없이 생존만을 고민해야 하는 미래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후환경전문기자 ⓒ 뉴스1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