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8㎝ 눈 온다더니?" 시간당 4㎝ '역대급' 서울 첫눈, 왜
찬 공기 인천 앞바다 지나며 '두꺼운 구름' 생성
서해 '따뜻' 해기차 커…증발량 많아 눈구름 발달 극대화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가로수에서 퍽! 퍽! 소리가 날 정도로 퍼부었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서울에 최고 20㎝ 이상 쌓이는 '역대급' 첫눈이 내렸다. 당초 최고 8㎝ 안팎을 내다봤던 기상청 예보가 민망할 정도다. '해기차'(대기와 바닷물 간 온도 차)에 의해 만들어진 눈구름이 인천 앞바다에서 강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여파 등으로 바다가 비교적 따뜻한 영향도 컸다.
27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는 최고 20.6㎝(성북구)의 눈이 쌓였다. 공식 기록을 관측하는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에는 16.5㎝의 눈이 쌓였다가 서서히 낮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전날 서울에 28일까지 누적 3~8㎝의 눈이 올 것으로 예보했다. 많이 쌓이는 곳에 '10㎝ 이상일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이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8~10시간 만에 최고 20㎝ 이상 쌓여서 예측과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의 적설량이 이날(27일) 예보대로 28일까지 추가 3~8㎝(많은 곳 10㎝ 이상) 더 쌓여서 누적 30㎝ 이상 기록될 경우 최초 예측은 실제와 2~3배 이상 차이 나게 된다.
서울의 폭설은 서해중에서도 인천 앞바다 등을 '직격'한 절리저기압 때문이다. 대기 상층의 '빠르고 찬 바람'인 제트기류에서 분리된 찬 공기가 서해를 지나며 눈구름을 만들었고, 수도권을 관통하며 많은 눈을 뿌린 것이다.
때마침 북쪽에서 남하한 찬 공기 영향으로 비 대신 눈으로 왔다. 비로 내렸다면 20~30㎜ 정도였을 게 얼어붙어 내리면서 폭설이 됐다.
서울에는 한때 시간당 4㎝ 넘는 눈이 퍼부었다.
눈구름은 두껍게 만들어지며 보다 강하게 많은 눈을 뿌리는 기반이 됐다. 서해 해수면 온도가 14~16도로 평년보다 높아 해기차가 컸다. 이 경우 수증기가 일반적인 비·눈구름 생성 때보다 눈구름이 더 강하게 발달할 수 있는 조건이 된다. 따뜻한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차가운 대기로 빠르게 상승하며, 구름의 발달이 극대화됐다.
이번 눈은 수도권에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다만 조만간 서해상에서 다시 눈구름이 생성돼 유입되면서 28일까지 '무거운 눈'(습설)을 뿌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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