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5 의장 "유해화학물질 규제부터 단계적으로 절충안 제시"
"부산서 합의 도출 '확신'…일회용 플라스틱 제거로 논의 출발"
중동 산유국 이견 넘어 '실질적 조약' 기대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부산=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부산 회의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 의장(주영국 에콰도르대사)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자신했다.
협약을 성안하려면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동 산유국들이 협상 진행을 늦추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머' 감축 방안을 둘러싸고 회원국들 간 의견 차이가 크다는 점이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난관을 해결하고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이번 부산 회의의 핵심 과제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협상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우려와 도전 과제에 대해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남은 협상 시간은 약 63시간으로 제한적이지만, '비공식 문서'인 논페이퍼(non-paper)를 기반으로 논의를 진행해 회원국 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페이퍼는 77페이지에 달하는 협약 초안을 의장 직권으로 17페이지로 정리한 것으로,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우려 화학물질 퇴출'과 '플라스틱 공급망 문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재원 마련' 등이 담겼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논페이퍼 협상의 핵심은 환경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과 인간 건강에 해로운 화학물질을 먼저 규제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거 등이 논의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도 해결책을 구체화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사용 저감'은 전체 플라스틱의 생산 저감을 요구하는 환경단체와 시민사회계 주장과는 일부 대치된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회원국들이 플라스틱의 생애 전 주기적 접근(LCA)을 기반으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초기 단계에 있지만, 과학적 증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원국들이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민영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은 "협상에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한국 속담처럼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 하지 않고, 합의 가능한 부분부터 먼저 담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협약의 기한 내 채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의장 안팎에서는 논페이퍼로도 협약이 성안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대부분 국가가 논페이퍼를 기반으로 협상하자는 데 동의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산유국은 초안을 놓고 협상하자는 입장을 고수하며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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