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안 되는 쓰레기, 예술이 되다[황덕현의 기후 한 편]
토머스 다이닝거, 30년간 '쓰레기 예술' 선보여
환경오염·소비주의 비판 메시지 예술로 승화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신안=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당당하고 늠름한 독수리 형상. 옆으로 시선을 옮기면 본모습이 드러난다. 각종 폐비닐과 녹슨 철사, 불연성 쓰레기가 얽히고설켜 예술이 됐다.
분리배출이 어려운 이 재료들이 다이닝거의 손을 거쳐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한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출신의 토머스 다이닝거(Thomas Deininger)는 이러한 작업을 30년 이상 이어오고 있다.
다이닝거는 '쓰레기 예술'(Trash Art) 장르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작품을 통해 환경 문제와 대량 소비의 폐해를 지적한다. 그는 환경오염과 소비주의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는 환경운동가로서의 역할 때문에 예술성을 희생하지 않는다.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는 그의 최우선 가치다.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그의 작품은 환경을 바라보는 인간의 근시안적 시각과 환상을 보여주며, 자연의 취약성을 상징한다.
다이닝거는 1990년대 젊은 시절, 남태평양의 섬에서 해변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목격한 뒤 '쓰레기 예술'에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미국의 소비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며 인류 전반에 대량 소비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예술을 통해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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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