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 기후총회, 어떤 '기후 예술'이 [황덕현의 기후 한 편]
지난해 두바이 회의에선 연극 '위기의 밝은 빛' 공연돼
기후난민으로 생존 '구걸'…COP29 공연은 아직 '비공개'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기후변화 손실과 적응에 대한 기금 마련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재원 마련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해 합의 도달이 벌써부터 어려워 보인다.
'기후 총회'가 고된 협상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단체 등의 기습 시위가 언론 지상에 자주 오르내리지만, 환경 싱크탱크나 녹색 스타트업의 첨단 기술도 전시된다.
'기후 공연'도 진행된다. 앞선 기후 총회에서의 공연은 큰 관심을 받았다. 한눈에 기후 위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렸던 지난해 COP28에서는 활동극 '위기의 밝은 빛'(Bright Light Burning)이 주목받았다.
'위기의 밝은 빛'은 국제연극단체 '타인의 연극'(Theatre of Others)을 만들고, 동명의 유명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연출가 아담 마플(Adam Marple)과 호주계 버디 밀러 연극학 교수가 연출했다.
이 연극에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와 동시에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와 희망이 담겼다.
가까운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기후난민이 된 사람들이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는지를 다뤘다.
기후 변화로 인해 파괴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의식주 등 생존을 '구걸'하는 연기를 펼치며 갈등하는 인간사회를 그렸다.
배우들이 관객 속에 숨어 있다가 점차 등장하는 연출이 특징이다. 아담 마플은 "기후 위기가 우리에게 눈에 보이지 않게 다가오는 것처럼 관객에게 '연극이 현실, 현실이 연극'으로 느껴지게끔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의 밝은 빛'은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기 위해 (건물 내 조명을 제외한) 연극용 조명을 쓰지 않고, 자연광을 사용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는 전 세계 공연 예술계에서도 독창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COP29의 '기후 공연'은 아직 비공개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아 더 많은 일반이 '기후 총회'와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을 키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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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