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73% 소멸…아마존 더 파괴되면 '지구 허파' 아닌 '배출원'

세계자연기금, 지구생명보고서 공개…민물 생태계 85% 붕괴
서식지 파괴·자원남용 때문…전세계 에너지 전환 필요성 강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물수리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 50년간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수는 평균 73% 감소했다. 특히 담수, 즉 민물 생태계는 85%가 소멸했고,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생물다양성은 95%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 5,495종의 양서류, 조류, 어류, 포유류, 파충류를 대상으로 조사된 35,000개 이상의 개체군을 기반으로 한 수치다.

세계자연기금(WWF)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공개하며,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담수 생태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으며, 전 세계적으로 85%의 담수 개체군이 감소했다. 육상 생태계는 69%, 해양 생태계는 56%가 줄었다.

생태계 감소의 주요 원인은 식량 시스템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자원 남용이다. LPR은 현재의 식량 생산이 전 세계의 물 사용량의 70%, 온실가스 배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식량의 30~40%는 폐기되거나 소비되지 않아 낭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경우, 14~17%가 이미 파괴되었으며, 20~25% 이상이 파괴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Tipping point)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열대우림이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탄소 배출원으로 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기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강우 패턴이 변화해 식량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으로, 해양생태계 보고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해수 온도의 상승과 생태계 파괴로 인해 1998년, 2002년, 2016년, 2017년, 2020년, 그리고 2024년에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을 겪었다. 호주 연안의 생태계 붕괴 예시이지만, 현재의 기온 상승 속도를 감안할 때, 전 세계 산호초의 70~90%가 소멸할 위험이 있다.

한편, 보고서는 빠르고 광범위한 에너지 시스템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기후변화의 주요 대응책으로, 향후 5년간 재생에너지를 3배로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연간 약 4조 5,00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WWF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해 금융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환경을 파괴하는 활동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를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에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