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끄라톤' 기차탈선 위력으로 제주 향한다…3~5일 많은 비
타이완서 에너지 소모 후 10월 4일께 한반도 방향으로
대한해협 관통 vs 수도권·중부 상륙…주변 기압 따라 변동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18호 태풍 '끄라톤'의 북상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고산이 많은 대만을 지나친 뒤 속도를 올릴 전망이다. 변동성이 큰 가운데 다음 주말 이후 대한해협 쪽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끄라톤은 29일 오전 9시 기준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약 5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4㎞ 정도, 사람이 걷는 수준의 속도로 서진 중이다.
끄라톤의 중심기압은 980h㎩, 최대풍속은 시속 104㎞이며 강풍반경은 260㎞다. 현재 대풍 강도는 '중'으로 지붕이 날아갈 수 있는 정도 세기다.
속도가 느려졌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끄라톤은 월요일인 30일 최대풍속이 시속 133㎞까지 빨라지며 강도 '강'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때 강도면 기차가 탈선할 수도 있다.
이 태풍은 사람이 뛰는 속도인 시속 10㎞ 전후로 북서진해 10월 2일 타이완에 근접하거나 상륙할 전망이다.
고산지대가 많은 타이완에서 에너지를 다소 소모한 끄라톤은 10월 2~3일 본격적으로 북위 28도와 동경 132도의 한반도 '태풍 비상 구역'을 향해 돌진할 전망이다.
10월 4일께는 끄라톤이 제주에서 550㎞ 가량 떨어진 지점(동경 125.2도, 북위 28.5도)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보됐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 모델(GFS)과 기상청(KMA)의 예상 이동경로 등을 종합하면 끄라톤은 대한해협 인근을 통해 동해 방면으로 통과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비주류이긴 하나 남부지방이나 수도권 등 중부지방 등에 상륙하는 예측도 있다. 어떤 경우든 농번기 수확철, 태풍 접근에 따른 제주와 남부지방은 영향이 불가피하다.
다만 끄라톤의 한반도 접근 시기가 약 1주일 남았고, 예측 경로 범위가 아직 수백㎞로 변동성이 커서 예상 이동 경로를 단정하긴 어렵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아울러 북쪽에서 확장하고 있는 찬 대륙고기압이 태풍을 일본 남부로 밀어낼 가능성도 있다.
또한 북상 중 태풍이 에너지를 잃고 열대 저압부나 온대 저압부 형태로 올라올 수도 있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이 타이완 인근에서 북동쪽으로 진로를 바꾼 뒤 열용량이 낮은 해상을 지나치고, 한반도의 한기를 만나면서 태풍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끄라톤 예상 이동경로와 상륙 가능성과 별개로 개천절 10월 3일부터 토요일 10월 5일까지 남쪽과 동쪽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해안에 강한 바람이 불겠다. 공 예보분석관은 "북쪽에서 남하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부딪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먼바다에서 도쿄 방면으로 접근 중인 제17호 태풍 제비는 10월 1일 일본 앞바다를 스친 뒤 10우러 3일 일본 삿포로 북동쪽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소멸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ac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