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작품·체험으로 느끼는 지역의 기후변화[황덕현의 기후 한 편]

대구 북구, 팔현습지 등 지역문제 다룬 'Limit 1.5도' 개최
폐지로 재생용지 제작 체험 등 탄소배출 위험 실감 전시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조정현 작가의 설치작품 '제로 아일랜드, 박제된 왜가리'(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대구북구문화재단은 최근 어울아트센터에서 'LIMIT 1.5도 : 현시대의 기후 위기'를 주제로 하는 전시를 열었다. 4명의 참여 작가는 지역 문제를 주제로 기후 위기를 소개했다.

이들 작가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대구는 기후 위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도시 중 하나로, 매년 여름 극심한 폭염과 대기오염 문제를 겪고 있다.

민주 작가는 대구 팔현습지와 그 생태계를 조명했다. 습지 주변 돌에 플라스틱 치마를 입히고 이를 촬영해 '생태의 보고'에 도보교를 짓고자 하는 환경부 산하 낙동강환경유역청을 꼬집었다. 팔현습지에는 수달과 수리부엉이 등 멸종위기 야생 생물이 서식 중이다.

대구북구문화재단의 'LIMIT 1.5도 : 현시대의 기후 위기' ⓒ 뉴스1

조정현 작가는 살아있는 듯한 박제 앵무새와 악어, 청설모 등을 설치해 기후위기에 따른 '인류 멸종'의 위기를 지적했다.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쓰레기 섬과, 거기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새를 그려서 위험성을 배가해서 표현했다.

'LIMIT 1.5도' 전시는 관객이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 행사로 기후 위기와 관심을 불렀다. 스크래치 페이퍼로 기후 위기의 이미지를 제작해 가져갈 수 있고, 폐지로 재생 용지를 생산해 보는 '리사이클 페이퍼'는 자원 순환에 관심을 갖게 한다.

이런 지역 맞춤형 '기후 예술'은 기후 문제를 쉽고 직관적으로 다룰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특정 지역이나 이해관계자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임을 상기시키며, 개인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게 하기 때문이다.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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