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저압부, 수증기 몰고 남해안으로…강풍 동반 최대 300㎜ 비
제주·남해안 시속 90㎞ 강풍…전국엔 시속 54㎞ 바람
낙뢰·풍랑도…바닷물 높은 '대조기'에 해안침수도 유의해야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중국에서 소멸한 태풍 풀라산의 열대 저압부가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영향을 주겠다. 강원 최대 300㎜, 그 밖의 지역 최대 200㎜의 비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늦더위 해소 뒤 주말 나들이 계획에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풀라산은 이날 오전 9시 소멸한 뒤 오후부터 북서진할 전망이다.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찬 대륙고기압과 한반도 남동쪽에 버티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로 편서풍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당초 풀라산은 중국 내륙으로 더 진입해 세력을 대부분 잃은 뒤 약화하고, 제주 남쪽을 통해 지나칠 것으로 예보됐다.
그러나 풀라산의 내륙 진입은 서쪽 건조역에 빨리 막혔고, 이 결과 남해안을 통과하게 됐다.
열대저압부 영향으로 제주와 남해안에는 22일까지 시속 72~90㎞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 그 밖의 전국에서도 시속 54㎞의 바람이 불겠다.
이날 오전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렸다면, 이날 밤까지는 중부지방 곳곳에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21일에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부딪치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오겠으며, 경계 지역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도 있다. 22일에는 동해안과 제주·남부에 비가 쏟아지는 곳이 있겠다.
22일까지 예상 누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 30~100㎜(많은 곳 120㎜ 이상, 경기 남부 150㎜ 이상) 서해5도 30~80㎜, 강원 동해안·산지 100~200㎜(많은 곳 300㎜ 이상) 강원 내륙 30~100㎜(많은 곳 남부 내륙 150㎜ 이상, 중·북부 내륙 120㎜ 이상) 등이다.
충청권에선 50~100㎜(많은 곳 150㎜ 이상)가 예보됐다.
남부지방에는 전라권 50~100㎜(남해안, 지리산 부근, 전북 북부 150㎜ 이상) 경상권 30~100㎜(많은 곳 부산, 경남 남해안, 지리산 부근 150㎜ 이상) 경북 북부 50~120㎜(많은 곳 북부 동해안 180㎜ 이상, 북부 내륙·북동 산지 150㎜ 이상) 대구와 경북 남부, 울릉도·독도 50~100㎜(남부 동해안 150㎜ 이상) 제주 북부 30~80㎜, 그 밖의 제주 50~150㎜(산지 250㎜ 이상, 중산간 200㎜ 이상)의 비가 쏟아지겠다.
기상청은 비가 강하게 내리는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하천이나 해안 근처에서는 급류에 휩쓸릴 수 있는 만큼 접근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낙뢰 사고 가능성도 있다. 공상민 예보분석관은 "높은 건설 현장이나 비닐하우스, 현수막, 풍력발전기, 철탑 등의 시설물을 각별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새벽부터 경북 앞바다와 울산·부산 앞바다, 동해 남부와 서해 중·남부 중 먼바다, 오전엔 남해 동부 먼바다에, 오후엔 서해 먼바다와 제주 앞바다에 바람이 강하게 불며 풍랑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21일까지 달의 인력이 강해 바닷물의 높이가 높은 대조기 기간이다. 해안가 저지대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겠다. 공 예보분석관은 "남해안과 제주 해안엔 너울에 의해 1.5m 내외 물결로 해안가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해안가 접근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집중호우에 따른 '가을장마'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기상청은 가을장마나 2차 우기에 대해 아직 정의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비는 정체전선이 강화하는 형태와는 거리가 멀고, 지속성도 짧다"고 덧붙였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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