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밀어낸 '열 감옥'…서울 열대야 '처서' 이후까지 간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서울 열대야가 16일 아침까지 26일째 이어지면서 118년 만에 가장 긴 연속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 열대야는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서늘해진다'는 절기상 처서(處暑, 22일)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예보상 우선 36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1분 이후 서울 기온은 26.8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21세기 최악의 더위'로 꼽히는 2018년(7월 21일~8월 15일)과 같이 26일간 열대야가 지속된 셈이다. 서울의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2018년엔 광복절을 기점으로 날이 급격히 선선해졌다.

올해는 열대야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기상청의 예보 등에 따르면 서울 최저기온은 26일까지 25도를 웃돌겠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열대야는 36일 내외까지 늘어날 수 있다.

변수는 있다. 새벽시간대 소나기 등 집중호우가 내리면 열이 급하게 식으며 중간에 연속 열대야 기록이 깨질 수 있다. 또 2018년처럼 북서쪽에선 찬 공기가 빠르게 남하하며 순식간에 기압계가 변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비 예보가 없고, 한반도에 중첩해 있는 대륙(티베트)·북태평양 고기압이 태풍을 일본으로 모두 밀어낼 만큼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가능성이 낮다.

여기에 강원 영동을 통해 불어 들어오는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한 공기를 수도권에 주입하면서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