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뭄 대응 양구댐 등 14곳에 댐 건설…신규 9곳·기존 5곳

양구댐 '최대규모'…민통선·DMZ 위치해 수몰가구 없을 듯
대부분 상수원 보호구역 내…'개발반대' 환경단체 갈등 전망

9일 오후 대청댐이 수문을 개방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 2시 초당 700톤을 방류했으며 하천수위 상황에 따라 최대 1300톤 이내에서 방류할 예정이다. 2024.7.9/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가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겠다며 14곳 댐 후보지를 공개했다. 신규 댐이 9곳, 기존 댐을 재개발하는 게 5곳이다.

한강권역에는 경기 연천에 강원 양구·삼척, 충북 단양 등 4곳에 새 댐을 짓는다. 지역별로는 경상권에 절반가량인 6곳이 배정됐다.

환경부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기후대응댐 후보지(안)를 발표했다.

수도권엔 연천 아미천에 강원권엔 양구 수입천에, 충청권엔 청양 지천에 각각 다목적 댐을 짓는다.

이중 용량이 가장 큰 건 수입천 다목적댐이다. 14곳 전체 댐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총저수용량은 약 1억톤으로 대청댐(14억 9000만톤)의 6.7% 수준이고, 전남 나주호 저수용량(1억 781만톤)과 비슷하다.

이 댐 후보지는 민간인 출입 통제선과 비무장지대(DMZ) 사이에 있어서 수몰 일반 민간 가옥이 한 세대도 없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상수원 보호구역 등 규제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용수 전용 댐은 한강권역에는 삼척 산기천과 단양 단양천, 낙동강권역에는 청도 운문천, 섬진강권역엔 화순 동복천에 새 댐을 짓는다. 이중 신기천 댐을 제외한 3곳 댐은 기존 댐 저수구역을 확장하는 형태로 물그릇을 늘린다.

기후대응댐 후보지(환경부 제공) ⓒ 뉴스1

총 7곳 홍수조절댐은 낙동강 권역에 5곳, 섬진강과 영산강 권역에 각각 1곳씩 건설한다. 다만 낙동강권역 김천 감천과 예천 용두천은 신설, 그 밖의 홍수조절댐은 기존 댐을 재개발하는 형식으로 조성된다.

김 장관은 "7월 강수량이 연 강수량 절반을 초과하는 등 많은 비가 내렸다. 반대로 2022년엔 관측 사상 가장 긴 227일 가뭄이 발생했다"며 "극한 가뭄과 국가 전략산업 지원 등 장래 신규 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물그릇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에 건설될 댐을 통해 새롭게 공급되는 물은 연간 2억 5000만톤, 220만명분으로 추산된다. 김 장관은 "추진 예정인 동복천댐이 있었다면 지난해 광주·전남 가뭄이 심각 단계로 가기 전에 위기를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지역 주민 친화적인 댐 건설을 위해 도로와 상·하수도, 수변공원, 캠핑장 등 댐 주변 지역 지원 예산을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참여형 수상 태양광 등을 도입해 지역 산업도 육성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 댐은 당장 첫 삽을 뜨더라도 준공까지 10년가량이 걸릴 예정이다. 또 환경보전과 토목 공사 확대를 반대하는 환경·시민단체와 갈등도 예상된다.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은 "2030년까지 국토 30%를 생태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한 2022년 생물다양성협약(쿤밍-몬트리올 의정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또 댐 건설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다량 배출될 수 있어서 탄소중립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댐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되도록 할 것"이라며 "끊임없이 소통해서 댐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