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망명족 급증…직관적인 예보 필요한 때다 [기자의눈]
폭염에 시선 옮겨갔으나…어긋난 예보 원인 찾고 되새겨야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장마철이 조만간 제주·남부부터 끝날 것으로 보인다. 축축한 습기 때문에 짜증 난 게 엊그제 같았는데 습도보다 더 무서운 폭염이 예고됐다.
올해 장마철은 최초 예보부터 엇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날씨가 변덕스러울수록 불쾌지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달 20일과 21일 서울 등 수도권엔 50~120㎜, 특히 경기 남부엔 150㎜ 이상 예보됐으나 서울엔 최고 43.0㎜(도봉구) 비가 내렸다. 구로구엔 16.0㎜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수도권만 그런 게 아니다. 24일 기상청은 부산 지역 최초 예상 강수량을 20~60㎜로 발표했으나 이날 부산에는 176.3㎜(중구)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대부분 예보는 맞았다. 다만 어긋날 때 국민의 '체감 오보율'은 기상청이 제시한 강수정확도나 강수맞힘율 등 '예보 정확도'와 차이가 있었다.
국민도 돌발·예외 상황을 알기에 모든 날씨를 100% 맞히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좀 더 신속하거나, 편리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해외 한 날씨 앱은 이용자 위치정보(GPS)를 확인해 'Rain Today'(오늘 비 옴) 단 두 단어로 강수 전망을 표시했다. 대기환경과학 전공자나 예보국 차원에서는 '가당치 않다' '전문성 없다'로 볼 수 있으나, 장마철 일기예보의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해외 날씨 예보를 찾는 '기상 망명족'이 생겨나는 데는 이유가 다 있다.
장동언 신임 기상청장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장 청장은 "정확도는 다소 떨어져도 국민들은 시공간적으로 세분화한 예보를 원한다"며 "국민 생활에 편리하다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초 예보가 바뀌었다면 처음 왜 어긋났는지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설명·소통 부족은 오해만 낳는다.
기상청은 2013년부터 '기상기후청' 확대 개편을 추진해 왔다. 탄소중립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서도 조직 확대는 10년째 요원하다. 예산·역할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서 듣고 또 설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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