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분 퍼붓고 뚝 '스콜' 같은데…'집중호우'라는 기상청, 왜

스콜은 지표면 가열로 내리는 '폭우'…열 식으면 금방 사라져
소나기 외부유입 비구름 '대기불안정'에 의해 '강한 비'

가을을 재촉하는 소나기가 내린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우산을 미처 챙기지 못한 시민들이 손으로 머리를 가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3.8.3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최근 수도권 등에서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수십 분 걸쳐 '매우 강한 비'가 퍼붓다 그치는 초단기 장맛비가 반복되고 있다.

일각에선 한반도 날씨가 열대로 바뀌고 '스콜'(Squall)이 잦아진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상청은 집중호우 성격의 '소나기'(Shower)와 스콜은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아직 국내 집중호우는 스콜과는 과학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29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국적 폭염 특보 속에서 지난 7일 동안(21~28일) 누적 최대 459.5㎜(삼각봉)의 비가 왔다. 내륙에선 303.8㎜(철원)의 비가 찍혔다.

특히 비가 대부분 그친 25~27일에도 34.8㎜(양평), 68.5㎜(성산), 52.8㎜(보은)의 비가 내렸다.

막바지 장마로 갈수록 짧은 시간 강한 비가 눈에 띈다. 25일에는 시간당 48.5㎜(포천), 26일과 27일에는 각각 최대 41.0㎜(제주)와 38.0㎜(상주)가 왔다.

서울에서는 25일 누적 25.3㎜ 비가 쏟아졌다. 26일엔 누적 5.5㎜가 왔지만, 시간당 강수량은 최대 16.5㎜(도봉구)를 기록했다. 서울 시내 지역 간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단시간 폭우가 간헐적으로 내린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콜은 열대 기후에서 낮 시간대에 주로 내리며 지표면의 가열로 공기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내린다. 외부 비구름 유입의 영향을 덜 받는다.

스콜이 열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면, 소나기는 비구름 크기와 바람의 방향 등에 영향을 받아 생기는 것이다.

스콜은 열이 식거나 상승한 뜨거운 공기가 비를 쏟은 뒤 사라지지만, 소나기구름은 지역을 이동할 뿐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한반도에 스콜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기후가 점차 아열대로 바뀌고 있어서다.

기상청은 2050년에 이르면 고지대를 제외한 한반도 남부지방 대부분이 아열대로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점차 날씨가 동남아시아화면서 국지적 스콜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장마철은 조만간 종료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이날 오전 분석일기도에서 정체전선은 북한과 중국 접경지대까지 북상했고, 중기예보 상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제외한 지역에는 비 소식이 없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주변 기압계를 살피며 종료 선언 시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