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엔 나흘 중 하루 '폭염'…물 사용량은 매달 30% 증가

김태웅 한양대교수팀, 충청 용수 패턴 분석해 미래 사용량 예측
산업에도 영향…환경부 "올해 댐 10곳 추가·4대강보 운영 강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 강원 인제군 남면 바닥을 드러낸 소양강 상류에서 한 어민이 뼈만 남은 물고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19.7.5/뉴스1 ⓒ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현재 시기상 6~8월 '여름철'이 2100년쯤 되면 1년의 절반까지 길어지고, 그 절반의 기간은 폭염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또 여름철 물 사용량은 매달 최대 29%씩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겨울철 물 사용량은 줄어들겠다. 물 사용량 변동폭이 커지면서 용수 부족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 기상청과 환경부 등에 따르면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상 현재 평년 기준 97일인 여름은 2100년이면 170일로 73일 늘어난다.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기는 날은 수도권은 86.4일, 충청권 89.1일로 예상된다.

고탄소 시나리오는 현재와 유사한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된다는 가정이다.

무더위가 심화하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물 사용량도 늘어나겠다. 김태웅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팀은 충청권역 생활용수 이용량을 토대로 기후변화 때 물 사용량 증가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충청권의 월별 용수 이용률은 여름철(통상 7~8월)에 1.16~1.29까지 증가하고 겨울철에는 0.86~0.84(1~2월)까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기준이 되는 1은 각 달의 평균 생활용수 사용량을 의미하며, 이를 기준으로 여름철 사용량은 평균보다 29% 더 많아지고, 겨울철 사용량은 평균보다 16% 더 적어진다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더운 날씨로 인해 냉방과 샤워, 세탁 등으로 생활용수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겨울철에는 온도가 낮아지면서 동파 방지 등을 위해 일부 사용량이 증가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용량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물 사용량 증감은 수량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전력량과 산업 체계에도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환경부는 경기 남부에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2034년까지 일 60만 톤 수도시설 건설을 공언했는데, 계절별 용수 수요가 들쑥날쑥할 경우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 논문 제1저자인 김민지 한양대 스마트시티공학과 박사과정생은 "산업용수의 경우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계절별 변동성을 고려한 수자원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율적인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가 협력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원활한 물 공급을 위해 올해 초 주요업무 추진 계획을 통해 '물그릇' 확대 의지를 밝힌 상태다. 신규 댐 10개를 추가 건설하고, 4대강 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었던 브리핑을 통해 "민생과 산업에 깨끗한 물이 끊기지 않도록 지하수 저류댐 등 다양한 대체 수자원을 개발해 물 부족 지역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