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 반드시 필요"

탄녹위 2035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
한은 "정부지원해 기업 감축유도"…위원장 "전기요금 인상 必"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주최로 열린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을 위한 컨퍼런스(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대규모 예산 투입과 정부 주도의 강력한 감축목표 설정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 컨퍼런스'는 2030 NDC의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첫 자리다.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에 따라 한국 정부는 내년 중 2035 NDC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해야 한다.

정은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미국이 대기오염을 규제하는 주요 법안인 '클린에어 액트'와 인프라 투자·일자리 법안을 토대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65% 이상의 감축을 목표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완 충남대 교수(넥스트 대표)는 영국과 EU의 사례를 통해 탄소 예산의 개념을 도입한 하향식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기후변화위원회(CCC)가 정부와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인구 수, 1인당 GDP, 1인당 누적 배출량 등 여러 방식으로 탄소 예산을 고려한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을 소개하며, 이러한 다양한 할당 방식을 통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있을 기후소송 2차 변론과 관련해서 "독일 정부는 독일 헌재가 기후보호법이 불충분하다고 판결한 뒤 탄소중립 목표를 높여잡았다"며 한국 헌재가 현재 NDC 목표가 기후변화 대응에 부족하다고 볼 경우 더 강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윤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한국의 배출권 가격이 유럽에 비해 낮아 온실가스 감축 유인이 부족하다"며 "2030년 ND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출권 가격의 현실화와 배출권 거래제의 강화를 통해 기업들의 감축 노력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산업계가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각 산업 분야의 감축 기술 개발과 적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현재 산업계의 감축 여력과 배출권 거래제의 관리 수준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업계와 학계의 지적이다.

김상협 탄녹위원장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를 촉구했다. 그는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온실가스 감축과 기술혁신을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의 합리화가 급선무"라며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