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호두·고사리·잠자리 온다…UN 태풍위, 새 이름 공개

메기·노루 대체…힌남노·곤파스 역사 속으로

25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냉천 주변이 지난밤에 내린 비로 흙탕물로 변해있다. 냉천은 지난 2022년 8월 태풍 힌남노 내습 당시 범람해 인근 아파트 주민 8명이 숨지고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2024.2.2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앞으로 태풍 고사리와 호두, 잠자리가 발생할 수 있다. 앞서 한국 등에 피해를 입혔던 태풍 힌남노와 곤파스, 메기 등은 태풍 리스트에서 삭제됐다.

기상청은 제56차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결정된 9개의 새로운 태풍 이름 목록을 공개했다.

한국이 제출한 이름은 고사리와 호두다. 이 이름은 각각 메기와 노루를 대체하게 됐다.

잠자리는 북한이 제출한 것으로, 날개를 대체했다.

새 태풍 이름에는 룩빈과 도케이, 사르불, 아무야오, 칭마, 옹망 등이 등재됐다. 각각 꼰선, 곤파스, 라이, 말라카스, 망온, 힌남노가 삭제된 자리에 쓰인다.

룩빈은 베트남어로 수생식물의 한 종류를 말한다. 일본에서 제출한 도케이(時計)는 별자리 중 '시계자리'를 의미하며, 미크로네시아가 낸 '사르불'은 장마를 뜻한다.

필리핀이 제출한 아무야오는 해발 2702m의 필리핀 고산 이름을 따왔다. 칭마와 옹망은 각각 홍콩과 라오스에서 교각과 사슴을 이르는 말이다.

태풍은 다른 자연현상과 달리 이름을 붙이는데, 이는 한 지역에 여러 개의 태풍이 동시에 생길 수 있기에 태풍 정보가 혼동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1999년까지는 미국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해 왔으나, 2000년부터 태풍위원회의 14개 회원국이 각자의 고유 언어로 된 태풍 이름을 10개씩 제출하여 140개의 태풍 이름 목록을 차례로 사용 중이다. 이 중 한글 이름은 북한에서 제출된 10개를 포함하여 총 20개가 사용되고 있다.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기존의 태풍 이름을 목록에서 삭제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할 수 있다. 태풍 이름 삭제가 결정되면 해당 이름을 제출했던 회원국은 다음 총회까지 대체할 이름 후보 3개를 제출하며, 총회에서 이름 후보들의 발음과 의미에 대한 검토를 거쳐 새로운 태풍 이름 1개가 선정된다.

태풍위원회는 태풍 재해 경감을 목적으로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와 세계기상기구(WMO)가 공동으로 설립한 국제기구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