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화산 폭발…韓 '기후변화 정찰대'로 실시간 확인했다
韓환경위성…EU·美위성보다 2배·11배 해상력 높아
위성 환경관측은 아시아 '맏형'…기후관측 군집위성 추진 중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이부 화산이 폭발했다. 2일 루앙 화산 분화 직후 인니 지역 화산이 연이어 폭발했는데, 한국 정부는 인니를 통해서가 아닌 자체 기술을 통해 화산 폭발 직후 분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국내 영향 가능성을 확인했다. 환경위성을 활용해서다.
12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센터는 이산화황을 추적 관찰해 인니 지역 화산 상황을 파악했다.
환경위성은 일 8회 약 30종 물질을 관측하고 있다. 에어로졸과 오존, 이산화질소, 구름, 자외선,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등이다.
인도네시아 화산 분출은 당장 한국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다만 화산 분출로 나온 입자들이 일사를 가리며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주거나,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 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세계가 예의 주시 중이다.
실제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폭발했을 때 이산화황이 연직 44㎞까지 도달했고, 같은 해 전 세계 연평균 기온은 전년 대비 5도 하강했다. 이때 분출된 이산화황 등 영향으로 이후 3년간 전 세계에는 여름이 없었다.
올해 초부터 '불의 고리'인 환태평양 지대에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잦아지며 환경위성 활용도·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환경위성은 유럽위성 대비 공간해상력이 약 2배, 미국 오존 모니터링 주력 위성(OMI)보다 11배 뛰어나다. 관측 주기도 8배 많다. 이동원 환경위성센터장은 "저·정지궤도 위성으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부러워할 만큼 관측 기술과 노하우를 쌓은 상태"라고 말했다.
동아시아 상공에 고정해 돌고 있는 환경위성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환경부는 아시아 국가에 지상 원격관측장비를 설치·운영하는 '판도라 아시아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현재 태국과 몽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 7개국 20개소가 참여했다.
환경위성센터는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한 온실가스 관측 강화 등을 위해 2028년까지 저궤도 군집 위성과 후속 환경위성 개발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돼 있는데, 기상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천문연구원 등도 참여한다.
이 센터장은 "2028년까지 5개 초소형 군집 위성을 발사해 메탄과 이산화탄소 관측을 강화하고, 2032년까지 후속 환경위성을 개발·발사해 보다 세밀하게 아시아 지역의 온실가스 배출과 주변국 영향 등을 관측할 것"이라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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