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무더위 뒤 폭우…올여름 역대급 이상기후 반복 전망

태평양 수온 높아 북태평양 고기압 한반도 영향 강화

전남 순천시 조례동 한 마을에서 빗물로 인해 하수구가 막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전남소방 제공) 2024.5.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날씨가 오락가락이다. 역대 가장 더웠던 4월을 보낸 뒤 5월 초입 장마급 폭우가 쏟아진 뒤 다소 서늘한 상태다. 올 여름은 이런 변화무쌍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대관령을 제외한 아침 최저기온은 8.2도로 전날보다 1.8도 내려갔다. 4월 중순 아침 기온이 최저 9.1도(15일, 백령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 아침은 평년 4월 중순처럼 느껴질 정도다.

늦봄에서 초여름치고 아침이 쌀쌀한 것은 어린이날 연휴에 퍼부은 비 때문이다.

5일 하루에만 최대 242.1㎜(남해)의 비가 내렸다. 전날에는 최고 57.4㎜(거제)가 퍼붓기도 했다.

남해에 퍼부은 250㎜에 달하는 비는 5월 관측사상 8번째로 많았다.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때는 1985년 어린이날 438.3㎜(거제)다.

이날 내린 비로 전남 광양(198.6㎜)과 진도(112.8㎜)는 역대 5월 하루 최다 강수량 신기록을 세웠다.

어린이날 폭우만 놓고 보면 특이한 것은 아니다. 다만 직전까지 무더웠다가 폭우가 쏟아지고 날씨가 급변한 것은 이례적이다.

무더위와 폭우는 같은 성격을 띤다. 여름철 한반도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을 받는데, 강도에 따라 체감온도와 강수량이 달라질 수 있다.

올해 봄~여름 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3도 높다. 이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여기서 떨어져 나온 이동성 고기압이 다량의 수증기를 품는 데 영향을 줬다.

기상청은 당분간 한반도 인근 해수면 온도가 높게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체감온도를 올려 올여름철 무더위를 강화하고, 동시에 폭우를 부를 수 있다는 의미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철인 6~7월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각각 50%, 40%로 예상됐다. '따뜻한 장맛비'가 퍼부을 수 있는 것이다. 이상고온이 나타날 확률은 50%다.

장마철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확률은 6~7월 각각 30%, 40%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7일) 비가 그친 뒤 기온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10일 최고 28도가 예상된다. 주말인 11~12일 다시 전국에 비가 내리며 최고 기온은 25도까지 물러날 전망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