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하는 대만 강진 '불의 고리' 들썩…한반도 강진 가능성은
해외 강진과 한반도 지진 직접적 인과관계 입증 없어
한반도 지하단층 통합모델 개발 중…기후변화 연관성도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불의 고리'가 들썩이고 있다. 잦은 흔들림은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살짝 비껴 있는 한반도에도 지진을 불렀다. 문제는 강한 지진과 일본 인근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해일(쓰나미)은 사전에 예비할 수 없다는 점이다.
24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3일 대만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7.2(미국·유럽 기준 7.4) 지진 이후 여진이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22일엔 새벽부터 밤까지 규모 5.0 이상 강한 여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오전 1시35분 규모 5.3 지진을 시작으로, 밤 11시까지 하루에만 6회 강진이 이어졌다.
23일에는 진동이 더 강해져 오전 3시 26분 규모 6.0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피해 등을 수습 중인 대만 입장에서는 악재가 연이어 겹쳤다.
대만의 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9년 9월, 2400명 사망을 부른 규모 7.6 지진 이후 25년간 규모 5.0 이상 강한 지진이 거의 매년 이어졌다.
다만 규모가 문제다. 규모 5.0과 6.0, 규모 6.0과 7.0의 차이는 크다. 지진은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규모 1이 커지면 에너지는 약 32배 증가한다.
환태평양 지진대엔 최근 들어 강한 지진이 반복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5년 이후 규모 7.0 이상 지진이 9번, 규모 5.0 이상은 376번 발생했다. 올해는 규모 5.0 이상 지진이 16번 발생했다.
해외에서 발생한 지진은 국내에는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해외 지진 발생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국내 지진대에 영향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3일까지 한반도에는 규모 2.0 이상 지진이 19회, 미소지진을 포함한 지진은 239회 발생했다. 평년이나 지난해보다 특히 잦은 지진은 아니지만 22일 경북 내륙 도심 가까운 곳에 지진이 발생하며 피해 우려가 커졌다.
한국은 유라시아판과 태평양 판 사이에 필리핀 판 옆으로 위치해 있다. 한때는 판 경계에 있는 일본이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개념이 있었으나 2016년 규모 5.8의 경주 대지진 이후 지진 위험에 대한 인식이 커졌다.
해외 강진과 한반도 내 지진의 직접적 영향의 인과관계는 입증된 게 없다. 경주와 포항 지진 전까지 국내 지진 연구가 미진했던 탓이다.
기상청은 울산·포항 지진을 계기로 우리나라 내륙과 주변 해안 지역의 단층을 조사하는 '한반도 지하단층 속도구조 통합모델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5단계로 나눠 2042년까지 지하단층의 구조를 파악할 방침이다.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한반도 전반의 지하단층 파악은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지금껏 지진이 발생한 바 없던 지역에서 지진이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기후변화도 지진 빈도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는 지진의 장기 패턴: 간빙기 동안 한반도 전역의 지진 재발 및 응력장 변화에 대한 통찰' 연구논문은 지구 온난화 추세가 잠재적으로 한반도에서 지진 빈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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