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쓰레기, 여전히 사람 손으로…"구분 어려우면 씻어 버릴 것"
[르포] '세계 제로웨이스트 날' 앞두고 재활용수집소 가보니
재활용은 30% 수준…화학적 재활용은 올해 말 실증 시작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김포=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플라스틱 계란판도 아래 판은 재활용이 되고, 위 판은 소각됩니다. 분리배출하기 쉽지 않죠. 씻어서 버리시면 여기에서 분리해 재활용합니다."
김무덕 김포도시관리공사 재활용수집소 차장은 28일 경기 김포 걸포동 재활용수집소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손으로 들어 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김포재활용수집소는 김포 등 경기 서부권의 재활용쓰레기를 선별한다.
재활용 쓰레기는 '재활용'이 원칙이다. 그러나 재활용 양이 많지 않거나 재활용하기에 품질이 낮아 '가성비'가 나오지 않으면 발전소의 땔감, 즉 '열적 재활용'이 불가피하다. 통상 70%를 태우기 때문에 재활용률은 30% 수준이다. 김포재활용수집소는 9개 분류, 22개 품목을 선별해 재활용을 하고 있다.
선별장에 들어서자 재활용 쓰레기가 쏟아지는 컨베이어 벨트 양쪽으로 약 30명의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파지와 폐병, 요구르트 등을 골라냈다. 크기가 작아 기계를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1인당 연간 130㎏가량 배출하는 폐플라스틱은 △혼합페트 △투명페트 △혼합플라스틱 △요구르트 등 단 4개 품목만 재활용 중이다. 선별된 폐플라스틱은 물리적으로 파쇄해 펠릿으로 활용한다. 김 차장은 "여름철 많이 사용하는 찬 음료용 일회용컵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며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김 차장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씻어서 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리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고, 다른 재활용 쓰레기 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화학적 재활용이 각광을 받고 있다. 폐플라스틱에 열이나 화학물질을 가해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다만 고열·고압의 시설이 필요해 대규모 상업화되지 못했다.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 탄소중립을 저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에선 LG화학(051910)이 처음으로 대규모 실증에 나선다. 충남 당진에 총 3100억 원을 투입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시설을 조성 중이다. 올 11월부터 연간 2만톤 폐플라스틱을 연분해해 재생 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용 LG화학 석유화학본부 재활용 전략팀장은 "'초임계 증기'를 활용해서 그을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학적 재활용을 활성화해서 폐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열린 '제2회 세계 제로 웨이스트의 날' 기념식에서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서 탄소배출량이 저감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적극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세계 제로 웨이스트의 날은 지난 2022년 유엔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과 지속가능 개발 목표를 결의하며 제정됐다.
김 민간위원장은 11월 부산에서 열릴 유엔환경계획(UNEP)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에 대해서 "유엔 플라스틱 협약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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