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폭염 취약한 곳은 '함평'…서울에선 '구로'
원정훈 충북대 교수팀, 사회불안 반영한 폭염취약성 연구 발표
"한정된 폭염예산, 보건소 거리 등도 반영해서 써야"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전국 229개 시군구 중 폭염 취약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함평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구로구가, 부산에선 동구가 폭염 취약성이 가장 높아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걸로 파악됐다. 기후위기 시대에 발생·강화될 수 있는 재난의 주요 위험지역에 선제적으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기후변화학회에 따르면 원정훈 충북대 안전공학과 교수팀과 오후 한국환경연구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연구원은 '사회불안 지표를 반영한 폭염 취약성 평가' 연구를 학회지에 공개했다.
폭염취약성은 폭염 노출 지수와 민감도 지수, 사회불안 지수, 적응력 지수 등을 토대로 산정했다. 이중 민감도는 도로 면적 비율과 노후주택 비율, 아동·노인 등 취약자 비율을 토대로 지수를 개발했다.
사회불안 지수는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을, 적응력 지수는 인구 1000명당 무더위 쉼터와 보건소·보건지소 숫자를 반영했다.
폭염취약성이 가장 높은 함평의 경우 전국에서 폭염 일수가 7번째, 열대야 일수가 3번째로 많았다. 노후 주택 비율은 전국에서 5번째, 아동·노인 비율은 전국에서 8번째로 높았으나 재정자립도는 전국에서 16번째로 낮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서울 구로(0.6421)와 부산 동구(0.6418)의 폭염 취약성 지수가 함평(0.6580)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내에서의 자치구별 폭염 취약성의 차이가 큰 셈이다.
폭염 취약성이 가장 낮은 곳은 경기 용인이었고 강원 정선과 태백, 대전 유성구, 강원 평창이 뒤를 이었다.
용인의 경우 노후 주택 비율이 전국에서 3번째로 낮았으며 재정자립도는 전국에서 4번째로 높아 폭염 취약성이 낮게 평가됐다.
원 교수팀은 이 연구에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제시한 폭염 취약성 지표 외에 사회 불안 지표를 반영했다. 기존에는 노출·민감도와 폭염 적응력을 고려했으나 기후적 요인 외의 특징을 적용했다.
원 교수는 "한정된 폭염 대응 예산으로 시민 안전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폭염 취약성 지수를 개발했다"며 "쿨링 포그나 인공 차광막, 옥상녹화사업 등 폭염 피해 저감시설 설치 등 예산 투입 의사결정에 있어서 보건소와 거리나 무더위 쉼터 운영 등을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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