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폐패널 이동형 분해장비 올해 첫선…내년 실증사업 진행

자원회수보다 운반비 많이 들어…배출·자원회수 모두 지지부진
환경부, 적극행정제도로 규제완화 검토…현장 실태조사도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인천에 위치한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업체 원광에스앤티를 방문해 실리콘, 구리, 은 등 핵심광물과 희소금속을 추출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환경부 제공) 2024.1.29/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폐기되는 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태양광 폐패널을 해체 현장에서 곧바로 분해할 수 있는 '폐패널 이동형 분해장비'가 올해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실내 특정한 곳에서만 가능했던 작업에 대해 환경부가 빗장을 열면서 폐자원 자활용이 이전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5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국내 자원순환 기업 원광에스앤티는 '폐패널 이동형 분해장비'를 개발하고 정부에 순환경제 샌드박스(규제 특례)를 신청했다.

업체는 태양광 폐패널의 주요 부품인 태양전지를 고정용 유리와 밀봉재에서 떼어내는 장비를 이동형으로 개발했다. 현재 인천과 전남, 제주, 충청, 경상 등 거점 자원순환센터를 구축한 상태인데, 이 센터에서 사용 중인 폐패널 해체 장비를 이동식으로 쓸 수 있게 개조하는 것이다.

이상헌 원광에스앤티 대표는 "제품 기획과 설계는 마친 상태"라며 "샌드박스에 선정될 경우 연내 실제 제품을 선보인 뒤 내년에 실증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형 장비 개발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이 업체를 비롯한 자원순환 기업의 이동형 장비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폐기물관리법의 규제상 인허가 받은 장소에서만 인허가받은 장비를 활용해 지정한 자원만 폐기·순환했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그간 자원순환 기업들은 폐패널을 분해·처리 장비가 설치된 공장 실내로 운반해 작업해야 했기에 거액의 운반 비용이 들었다. 폐패널 5000장을 운반하는 데 약 3000만원이 드는데 폐패널 처리 뒤 얻을 수 있는 납이나 구리, 은, 알루미늄은 운반비에도 미치지 못했다. 배출자와 자원순환 업자 모두 폐패널 자원순환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못했다.

그나마 폐패널을 옮기기 전에 파쇄 작업을 하면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이렇게 할 경우엔 주로 재활용되는 태양전지에 유리가 다량 섞이면서 분해의 순도가 낮아져 경제성이 떨어지고, 재활용률이 내려가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

실제 태양광 폐패널 중 핵심광물이 사용된 태양전지는 4.7%에 불과한데, 이 패널을 고정하는 유리는 67%로 파쇄해 재활용할 경우 분류 과정이 복잡다단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곳에서 해체한 뒤, 자원순환 공장에서 핵심광물을 추출하는 게 환경과 경제성을 잡는 방안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현재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률은 90%대인데, 2026년 전까지 재활용률을 95% 이상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환경부 목표는 3년 내 국내 평균을 80%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한편 자원순환 기업들은 폐패널 보관일수(30일)를 늘리고, 중간가공 폐기물로 분류되는 폐패널 회수 핵심광물을 순환자원으로 취급해줄 것도 정부에 요청 중이다.

환경부는 태양광 패널 생애 전 과정(LCA)을 고려한 태양광 폐패널 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2030년 연간 2만톤 배출될 걸로 전망되는 폐패널의 재활용을 지원하도록 제도·법령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이 업체를 찾아 "적극행정제도를 통해 규제를 풀어주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