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끓고 있다"…기후재앙 '마지노선' 0.05도 남았다
세계기상기구, 2023년 연평균 기온상승 1.45도 공식화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변화의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이 0.05도 남았다. 오차를 고려하면 이미 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겼을 수도 있다. 유엔(UN)은 "기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목표를 가지고 지금 행동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인 1850~1900년 대비 1.45도 상승했다고 13일 밝혔다. 오차 범위는 ±0.12도로 이를 감안하면 이미 전지구적 기온이 1.57도 상승해 마지노선을 넘겼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은 "2023년이 다른 연도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날 정도로 기록상 가장 따뜻했던 해로 공식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이번 온도 상승은 특히 지난해 3년만에 찾아온 엘니뇨 영향이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엘니뇨는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여름철(6~8월) 폭염과 겨울 이상 고온 현상 등을 엘니뇨 현상이라 부른다.
지난해 '전 지구 역대 최고온도' 기록은 예견된 일이었다. 앞서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연구소(C3S)도 11월까지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후 평균보다 1.45도 높아 사상 최고치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평소보다 12월이 따뜻한 영향이 더해지며 온도 상승폭은 더 확대됐다.
엘니뇨 영향이 강했던 2016년과 2020년에는 각각 산업화 이전 대비 1.29도±0.12도, 1.27±0.12도 높았다.
문제는 올해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보통 정점을 찍은 후 전 지구 온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할 때 2024년은 더 따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만년설로 덮였던 지역과 극 지방 해빙 면적도 가장 작았다. WMO는 해수면 온도가 연중 대부분 이례적으로 높았으며, 해양 폭염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남극 해빙 면적은 2월과 9월 각각 기록상 가장 작았다.
WMO는 이번에 밝힌 내용을 포함해 3월께 전 지구 기후변화 현황 최종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식량 안보와 이주, 건강 분야의 사회·경제적 영향 등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적 상황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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