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9월 가장 따뜻했다…가을철 평균기온은 역대 3번째
9월 평균기온 22.6도…평년보다 2.1도 높아
가을철 해수면 온도 21.5도…10년새 최고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올해 가을철(9~11월) 평균 기온은 15.1도로 평년보다 1.0도 높아 현대적 관측이 시작된 지난 1973년 이래 역대 3번째로 높았다. 9월만 놓고 보면 관측 이래 기온이 가장 높았다. 기온 변동폭은 지난 1979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컸다.
기상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가을철 기후 특성'을 7일 공개했다.
9월 평균기온은 22.6도로 평년보다 2.1도 높았다. 이때는 중국과 일본, 한반도로 이어지는 넓은 범위에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날씨가 대체로 맑았고, 강한 일사량이 더해지며 기온이 크게 올랐다. 9월 중·하순에는 동중국해로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시계 방향으로 올라온 따뜻한 남서풍이 불며 기온이 높았다.
10월, 11월 평균기온은 각각 14.7도, 7.9도로 역대 16위와 21위에 해당해 평범한 편에 속했다. 9월 기온이 '스트라이커'처럼 앞서나가 10~11월 평범한 날씨까지 돋보이게 한 셈이다.
특히 10월에는 찬 대륙고기압이 6번이나 한반도를 덮쳤다. 다만 강도가 약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11월 기온변동폭(표준편차)은 5.9도로, 가장 폭이 컸던 1979년 다음으로 컸다.
가을철 전국 강수량은 278.5㎜로, 평년(216.9~303.7㎜) 수준이었다. 10월 강수량은 17.0㎜로 역대 44번째로 기록될 만큼 적었다.
기상청은 한반도 동쪽에 기압골이 주로 위치하면서 저기압이 발달하지 못해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었다고 분석했다.
첫눈은 11월17~18일에 내려서 평년보다 빨랐다. 11월17일에 첫눈이 내린 서울과 대전, 인천, 광주는 평년보다 각각 3일, 3일, 6일, 12일 빨리 눈이 내렸다. 부산에는 11월18일 첫눈이 내렸는데, 평년보다 35일 빨랐다.
첫서리는 10월21일 대전과 안동에서 관측됐는데, 평년보다 각각 7일, 3일 빨랐다. 서울의 첫서리는 11월8일에 나타나 평년보다 11일 느렸다.
올 가을철 해수면 온도는 21.6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109년 평균 수온보다는 0.8도 높았다.
9월 해수면 온도는 25.5도로 최근 10년보다 1.7도 높았고, 10월과 11월은 각각 21.3도, 17.8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각각 0.3도, 0.2도 높았다.
수영장 물 온도가 통상 25~29도인 걸 고려하면 9월 말까지 바닷물이 수영장 같은 수준이었던 셈이다.
울릉도(22.1도)와 거문도(22.2도), 거제도(22.7도), 마라도(24.5도) 등에서 가을철 해수면온도 최고 순위가 경신됐다.
이상 기상현상은 국내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9월 홍콩에는 시간당 158㎜ 이상의 비가 내리며 1884년 이후 139년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그리스에서는 하루만에 평균 연 강수량(400㎜)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는 폭설을 동반한 시속 115~130㎞의 겨울 폭풍이 불었다.
9월 초 스페인(몬토로)의 기온은 47.5도를 기록하며 유럽 사상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고,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에서도 각각 44.4도, 43.6도가 기록되며 9월 일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월 도쿄의 낮 기온은 27.5도까지 올라가면서 100년만에 11월 일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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