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홍수 대비 댐 10개 짓는다…지류·하천 정비도 강화

환경부, 기존 보·저수지 확장 포함…지자체에서 20개 요청 중
지방하천 700㎞ 국가하천 승격·관리 강화…예산 2117억 증액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충북 청주시 소재 대청댐을 방문, 수문 방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2023.7.17/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와 가뭄의 반복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10개의 댐을 추가로 짓거나 리모델링한다. 지역과 규모는 아직 미정이다. 환경부는 내년 기본 구상과 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새로운 댐을 지을 예정이다.

홍수 관리를 위해 지방하천 중 30개가량을 국가하천으로 승격하고, 정비 예산을 올해보다 2000억원 이상 증액한다. 홍수특보 발령시 내비게이션 업체 등과 연계해 위험지역의 안전운전을 유도한다.

환경부는 7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제32회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치수 패러다임 전환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정부는 홍수기 국민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강남 등 중부권 폭우나 올해 14명이 사망한 청주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 침수 사고 등 위협적인 수준의 폭우와 1년 가까이 지속됐던 남부지방 가뭄같은 사태에 대한 대비책이다.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 News1 박세연 기자

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신규 댐 건설이다. 정부는 기존 보·저수지의 확장이나 리모델링을 포함해 총 10개의 댐을 건설해 물그릇을 키운다.

정부는 기존에 각 지자체에서 신청한 댐과 더불어 환경부 주도의 댐을 새로 지어서 폭우·가뭄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지자체의 신규댐 건설 요청 13건과 기존 댐 리모델링 7건 등 건의된 댐만 20건이다. 2024년 기본 구상을 착수한 뒤 되도록 빠른 시간 내 완공해 안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댐 후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앞서 전남 곡성과 충남 금산, 경북 봉화·영양, 경남 합천 등이 댐을 활용한 양수발전 유치를 추진하고 있고, 경남도가 도 차원에서 신규 댐 5곳 건설 요청을 환경부에 요구한 만큼 충청 이남에서 댐 후보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신규 댐 건설은 그간 '토건 사업’이라는 비판으로 장기간 동안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8월 감사원이 낸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한 물 부족량 전망 결과' 보고서와 올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 등의 지적에 따라 추진에 힘이 붙었다.

환경부는 지류·지천 정비도 강화한다. 면적이 크거나 홍수 발생 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지방하천을 점진적으로 국가하천으로 승격시킬 예정이다.

2027년까지 기존 3602㎞의 국가하천을 4300㎞까지 확대한다. 환경부가 수위를 관리하는 '배수영향구간' 38곳을 준설하는 등 정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가하천 정비 예산을 올해 4510억원에서 내년 6627억원으로 2117억원 늘린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치수패러다임 전환대책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서울에 짓고 있는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도 속도를 올린다. 서울시와 환경부는 당초 2027년까지 강남역과 도림천, 광화문에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을 완공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만 사업비 증액 과정 등을 이유로 완공은 2028년으로 미뤄졌다.

한 장관은 "기획재정부에서 지난 11월24일 사업비 증액을 확정해 조달청을 통해 턴키 입찰 공고를 요청한 상태"라며 "2028년 홍수기 전에 준공되도록 차질없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폭우 상황 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국민 홍수 특보 알림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위치 정보(GPS)를 기반으로 알림 문자를 발송하고, 차량 내비게이션에 위험 지역 진입 알림도 전송해 안전을 강화한다.

환경부는 전반적인 홍수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댐 건설 과정의 효율성을 위해 '물재해종합상황실' 등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