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숲, 어린 숲보다 탄소 20배 저장…오래된 숲 가꿔야"

[인터뷰] 10주년 맞이한 국립생태원 조도순 원장
"자연활용한 탄소중립 홍수저감·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이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10주년을 맞이해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황덕현 기자

(서천=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0년된 숲은 젊은 숲보다 탄소를 20배 넘게 저장하거든요."

3일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만난 조도순 원장은 "토지·산림을 활용한 온실가스 저감(LULUCF)을 위해 오래된 숲을 많이 가꾸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개관 1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의 '자연사박물관'을 표방하며 2013년 개관한 뒤 생태계 교란종을 연구하거나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보전·증식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밀수된 국제희귀종을 관리하거나 생태계를 활용한 탄소중립 달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조 원장의 '오래된 숲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염두에 둔 것이다.

조 원장은 '생태의 보고'로 불리는 갯벌에 대해서 "(간척한 갯벌은) 토지 소유주가 있기 때문에 다시 갯벌로 돌리는 건 사회·경제적으로 쉽지 않고 갯벌로 회복할 만한 폐염전도 태양광 발전이나 골프장 건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라면서도 "갯벌을 보전하는 건 생태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립생태원이 서천에 위치하게 된 것도 갯벌과 관련 있다. 국립생태원은 서천군이 1989년부터 추진해 온 장항국가산업단지 개발 포기의 보답 차원의 정부대안사업으로 추진됐다. 이 결과 서천 갯벌은 2009년 국내 13번째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서천은 현재 국립생태원 인근을 생명과학기술 클러스터로 만드는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계획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국립생태원 5대 기후관 '에코리움' ⓒ 뉴스1 황덕현 기자

조 원장은 거듭 자연을 활용한 탄소 감축을 강조했다. 공학 기술을 활용한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도 물론 필요하지만 해양생태계를 활용한 탄소흡수(블루카본)나 생물체를 활용한 탄소 매립은 탄소 감축과 더불어 홍수 저감, 미세먼지 감소, 휴양 등의 긍정적 혜택이 함께 온다는 설명이다.

조 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수립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대해 "(목표 달성이) 버겁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자연 가지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은 최근 추진 중인 설악산국립공원 오색 케이블카나 흑산공항에 대해서는 "개발을 하더라도 최대한 환경에 피해가 적은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