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장비 악성코드에 고개 숙인 기상청장 "국정원과 철저히 검사"

[국감현장] 임이자 "보안 뚫려…내부망 통해 재유포시 혼란"
유희동 "걸러내기 어려워…제안서 제출 때부터 문제삼겠다"

유희동 기상청장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유희동 기상청장은 16일 중국산 기상 장비 내 악성코드 발견과 관련해 "송구스럽다"며 "보안 주무부처인 국가정보원과 함께 장비 내부 구성품에 대한 매뉴얼까지 철저히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임 의원은 "중국산 연직바람관측 기상장비 5대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며 "보안이 뚫렸다고 볼 수 있다. 기상청 내부망을 통해 다른 장비나 기상청 전산망을 통해서 재유포될 경우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청장은 "기상장비 내 소프트웨어는 임베디드(내장형) 시스템인 경우가 많아 (악성코드를) 걸러내기 굉장히 어렵다"면서도 "앞으로는 제안서 제출 단계에서부터 문제 삼겠다"고 대답했다. 기상장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해 항의하거나 손해배상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악성코드를 심은 주체가 북한 정찰총국인지, 중국 공안인지, 그 밖의 해킹 조직인지 조사한 게 있느냐. 중국 정부에 (악성코드 발견에 대한) 유감·항의 표현을 한 게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청장은 "앞서 들어온 장비의 악성코드 미발견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기상청 산하 모드 기관의 중국산 장비에 대해 전수 조사했다. 악성코드가 탑재된 장비를 납품한 업체는 부정당 업체로 등록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악성코드가 발견된 연직바람관측 기상장비는 올해 울산과 전남 영광 등에 추가로 2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유 청장은 "도입이 끝났기 때문에 지금 되돌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국정원과 가능한 점검을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환노위 국정감사에는 이 밖에도 2021년 완공했으나 하자·부실 때문에 실시간 자료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2 해상기상관측기지 관리 부실 문제와 교대근무 때문에 기피 부서가 된 예보관 충원 방안, R&D 예산 삭감 대응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