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량 적은 '강서·은평구' 홍수 피해는 가장 크다
임철희 국민대 교수, 서울 홍수 시 기후불평등 연구 결과
서초구, 침수 위험성은 높지만 사회·경제적 피해는 적어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서울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릴 때 서초구와 강서구 내 지역의 수해 피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따라 증가한 폭우 가능성에 사회·경제적 위험성을 고려한 '기후불평등 지수'는 은평구와 강서구, 노원구가 더 높았다.
침수 피해가 발생할 때 대응 여력이나 피해 회복 가능성이 서울 중심지역에 집중되면서 서울에서도 외곽은 피해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기후변화 관련 학계 등에 따르면 임철희 국민대 교양대학 교수팀은 최근 '서울시 홍수재해를 고려한 기후불평등의 공간적 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 교수팀은 국토교통부의 '도시 기후변화 재해취약성 분석·활용에 관한 지침'과 기상청의 극한기후지수 정보, 서울시 에너지 정보 포털의 가정당 전력 사용량으로 산정한 시내 426개 행정동의 탄소배출량을 활용해 홍수 위험 가능성과 기후불평등 등을 산출했다.
분석 결과 '홍수 리스크 지수'는 서초2동과 방배3동, 화곡1동 등 서울 서남권에서 '매우 높음' 수준인 걸로 확인됐다.
홍수 리스크 지수는 강우 강도와 비교해 침수 면적을 분류하는 지수로, 지수가 클수록 강우 강도에 비해 침수 면적이 넓은 것을 의미한다. 임 교수팀은 "해당 지역은 지대가 낮아 물이 모이기 좋은 여건이다"고 분석했다.
반지하 침수 역시 서울 서남권에 집중됐다. 반면 영등포구 신길5동, 성북구 석관동, 서대문구 남가좌1동의 경우 반지하 가구는 많지만 강수량이 적고 침수 면적이 적어서 비교적 침수 위험도는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홍수 리스크 지수에 사회·경제적 위험성을 종합한 '기후 불평등 지수'를 결합한 '홍수 불평등 지수'는 서울 외곽 지역으로 갈수록 높게 나타났다. 기후 불평등 지수는 크기가 클수록 탄소 배출량은 적지만 기후 위험성이 높고 대응 여력도 낮다는 걸 의미한다.
홍수 위험성이 높은 강서구(등촌3동, 화곡1동)와 더불어 은평구(역촌동)의 순위가 높게 나타났다. 똑같이 홍수 위험성이 높은 서초구의 경우 위치적 취약성은 크지만 사회적 취약 요인은 비교적 적다는 게 임 교수팀 분석이다.
임 교수는 "인종과 소득 등에 따라 기후변화 피해 규모가 다른 '기후불평등'은 존재한다"며 "소득 상위 10%의 부유층은 소득 하위 50%보다 훨씬 많은 탄소를 배출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집단이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성이 더 크기 때문에 이를 탐지하고 예방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홍수재해 발생 시 침수 위험성이 높은 곳에는 인명피해에 대비하기 위한 대피시설과 의료시설, 소방시설 등의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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